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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소련서 암살용 노비촉 개발한 화학자 "나발니에 사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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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야권 지도자 세르게이 나발니.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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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에게 옛 소련 독극물 개발자가 사죄의 뜻을 밝혔다. 나발니를 혼수상태로 몰고 갔던 신경작용제 '노비촉' 개발자 중 한 명인 빌 미르자야노프다.

19일(현지시간) 러시아 RBC통신 등에 따르면 화학자 미르자야노프는 도즈디 TV(Dozhd TV)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노비촉 개발이라는) 범죄적 사업에 연루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나발니에게 사죄한다"고 말했다.

노비촉은 소련이 1970년대 군사용으로 개발한 암살용 독극물이다. 2017년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사망한 김정남(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이복형)의 암살에 사용된 VX보다 '5~8배' 강한 독성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노비촉 테러 생존자와 증세 유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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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세이 나발니가 19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자신의 최근 모습. 노비촉 중독으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독일서 깨어난 그는 이제 계단을 걸어내려올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다고 밝혔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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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자야노프는 더불어 나발니가 노비촉에 중독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1993년에 노비촉에 중독되고서도 살아남은 한 남성을 만났는데, 그가 보인 증세와 나발니가 최근 인스타그램을 통해 밝힌 모든 증세가 유사하다'고 설명하면서다.

미르자야노프는 특히 나발니가 호소한 칠판에 단어를 쓸 수 없는 등의 증상은 뇌에서 기관으로 보내는 신호 전달에 이상이 생긴 것이고, 이는 노비촉 분자가 신호 전달을 담당하는 단백질 분리를 방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993년에 만난) 그 남성은 극복하고 살아남았으니 나발니 역시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회복에는 최대 1년 정도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크렘린 궁 "의혹 사실 아니다"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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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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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발니는 지난달 20일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가던 비행기 안에서 혼수상태에 빠졌다. 그는 러시아 병원으로 갔다가 독일 베를린 샤리테 병원으로 이송돼 18일 만에 깨어났다.

나발니 측은 쓰러지던 날 공항에서 홍차를 마셨는데 누군가 여기에 독극물을 넣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독일 정부는 나발니의 몸에서 노비촉이 검출됐다고 발표했고, 프랑스와 스웨덴의 연구소도 나발니의 노비촉 중독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나발니를 최초 치료했던 러시아 병원은 독극물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러시아 크렘린 궁 역시 나발니 테러 배후에 러시아 정부가 있다는 의혹을 공식 부인했다.



미르자야노프 "러시아, 노비촉 암살에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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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미르자야노프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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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가까이 소련-러시아의 비밀 화학 무기 실험실에서 일해온 미르자야노프는 자국의 독극물 실험 문제와 노비촉의 존재를 세상에 알린 인물이다. 미국 망명 후 1995년부터 미국에서 거주해왔다.

그에 따르면 노비촉은 1970년부터 1993년까지 개발됐다. 그는 "러시아가 정확한 복수를 위해 노비촉을 사용하는 데 중독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소련의 독극물 개발에 참여한 것을 후회하며 남은 모든 삶을 군사용 독극물 사용 반대 운동에 바치고 있다고 밝혔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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