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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주주 달래기 나선 LG화학, 사업강화 방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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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사업 투자로 소홀했던 첨단소재 등 기존 포트폴리오 강화 예고

배터리 넘어 소재 등 키우는 SK그룹 전례..배터리 소재 투자 집중할 듯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LG화학 기업 자체엔 최상의 시나리오였을지 모르지만 LG화학(051910) 소액 주주로선 최악의 선택이었다. 이번 전지사업부문의 물적분할 얘기다. 소액 주주들이 등을 돌리자 LG화학은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물적분할을 발표한 지난 17일 오후 국내외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열고 배터리(이차전지)와 남아 있는 사업부문을 키워 주주 가치를 높이겠다고 강조한 것 역시 이같은 맥락이었다. 결국 배터리를 떼어내는 LG화학이 어떻게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주주 가치를 극대화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린다.

LG화학은 그간 배터리 사업에 가려져 있던 석유화학·첨단소재·바이오 사업에 투자와 운영 역량을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를 통해 기존 LG화학의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이데일리

단위=조원, 자료=LG화학


그간 LG화학에서 전지사업부문은 ‘돈 먹는’ 사업이었다. 성장성이 큰 미래 먹거리였지만 석유화학을 비롯한 다른 사업부문에서 번 돈으로 투자해 클 수 있었다. 실제 LG화학의 사업보고서 등을 보면 LG화학은 전지사업부문 설비투자(CAPEX)에 2017년 1조원→2018년 1조9000억원→2019년 3조5000억원 등 3년 새 6조4000억원을 투입했다. 같은 기간 LG화학 설비투자비의 46.7%에 이른다. 올해 상반기에도 전지사업부문에 1조3000억원을 들였다.

전지사업부문 연구개발(R&D)에도 2017년 2988억원→2018년 3201억원→2019년 3876억원 등 1조원 넘게 투자했다. 같은 기간 LG화학의 R&D비용의 32.6%를 차지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그룹 차원에서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혔던 배터리 사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석유화학·첨단소재·바이오 사업의 우선순위가 밀릴 수밖에 없었다.

업계에서는 전지사업부가 독립법인으로 출범함으로써 그간 소홀했던 석유화학·첨단소재·바이오 산업에 대한 투자가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배터리를 분사하는 LG화학은 앞으로 화학, 양극재를 비롯한 재료사업 확대, 바이오 사업까지 전방위적 투자가 가능하다는 데 무게 중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모빌리티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SK그룹과 같은 전략적 선택과 집중이 이뤄질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SK그룹은 배터리사업을 하는 SK이노베이션(096770)을 축으로 자회사인 SKIET, SK종합화학, SK에너지 등이 모빌리티 사업에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 특히 배터리 소재인 분리막(LiBS)과 폴더블 디스플레이 필름인 FCW(Flexible Cover Window) 등을 생산하고 있는 SKIET는 작년 4월 물적분할하고 내년 상반기 IPO(기업공개)를 목표료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향후 배터리사업부문 역시 이같은 형태로 물적분할해 대규모 투자자금 조달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배터리 소재인 동박을 생산하는 SKC와의 협업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재계 관계자는 “LG화학은 그간 배터리 사업에 집중 투자하면서 상대적으로 기존 사업부문이 소외됐었다”며 “이번 배터리 분사를 통해 앞으로 배터리 부문에서 글로벌 1위를 수성하면서 이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소재부문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LG화학이 필요하다면 인수·합병(M&A)과 협업으로 성장 기회를 적극 높이겠다고 밝힌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는 얘기다.

앞서 올 5월 LG화학이 14년 만에 새 비전을 선포하며 밝힌 내용도 주목된다. 당시 LG화학은 석유화학부문 성장을 위해 바이오 기반의 친환경 플라스틱 개발과 공정혁신 가속화를 강조했다. 첨단소재부문에서는 양극재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규 배터리소재 사업발굴을 위해 글로벌 소재 업체와 다양한 협력 기회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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