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7 (수)

[성기현 교수의 글로벌 미디어 이해하기]〈18〉5G 꿈을 향해 한걸음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전자신문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꿈은 이루어진다!' 2002 월드컵 당시 모두가 목청 돋워 외친 구호다. 꿈이 이뤄지기 위해 흘린 대표팀의 땀과 노력을 모두 알고 있다.

기술 기반 상품이나 서비스가 지향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엄청난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 기술선도형 상품이나 서비스는 잘못하다간 이른바 '캐즘'에 빠져 꿈도 이루지 못한 채 사라지기도 한다. 아마도 3차원(3D) TV가 이에 해당될 것이다.

5세대(5G) 이동통신의 경우는 더욱더 그럴 것이다. 5G가 꿈꾸는 서비스는 우리가 공상과학(FX) 영화에서 보던 자율주행차, 원격의료, 스마트팩토리, 사물인터넷(IoT)뿐만 아니라 지금은 상상하지 못하는 서비스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특히 국내에서는 막대한 투자와 노력이 소요되지만 아직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은 없다며 사업자들이 주저하고 있는 상황이다. 완벽한 5G 서비스 구현을 위해 로밴드·미드밴드·하이밴드 주파수도 필요한 상황이어서 전국을 커버할 기지국과 시스템 구축에 소요되는 투자는 예측조차 쉽지 않을 정도이다.

이런 와중에도 5G 꿈을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디는 모습을 본다.

미국 버라이즌은 5G 주파수대역 가운데 하이밴드인 28㎓를 이용한 고정형 무선 서비스를 여러 도시에서 시범·상용 서비스하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자동차경주 '인디500'에서 5G를 이용한 중계가 진행됐다.

5G 기반 360도 고화질(HD) 카메라로 경주를 중계하면 팬들은 관심 있는 각도와 관점에서 스마트폰 카메라에 접속, 경주를 시청한다. 코로나19로 무관중 경기가 치러지면서 시청자 입장에서는 그냥 TV로 시청하는 것보다 훨씬 현장감 있는 재미를 느끼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5G 중계 카메라를 출발 지점 근처에 설치해서 5G로 전송, 생중계 화면에 담을 수 있게 했다. 초저지연과 광대역을 특성으로 하는 5G이기 때문에 HD 방송 수준의 화질을 무선으로 전송할 수 있었다. 무선을 이용하게 되면서 유선 케이블이 주는 제약 없이 자유롭게 카메라를 이동할 수 있어 다양한 장면의 촬영 및 전송이 가능해졌다. 방송 촬영, 특히 스포츠중계에 5G가 가져오는 혁신이다.

아미르 후사인 버라이즌 최고프로덕트책임자(CPO)는 코로나19로 팬이 스포츠 경기를 관람할 수 없지만 5G는 팬들에게 증강현실(AR)이나 가상현실(VR) 등과 같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미국 AT&T는 IBM과 협력해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해 5G를 이용한 디지털 혁신에 힘쓸 것이라고 한다. AT&T 밀리미터(하이밴드) 주파수와 에지컴퓨팅, IBM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기술을 결합해 제조·헬스케어·에너지· 유틸리티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할 계획이다. 5G 초저지연과 네트워크 슬라이싱으로 인한 프라이빗망 특성을 살려 퍼블릭망을 경유하지 않고 데이터를 가공할 수 있다.

얼마 전 하와이에서는 주정부·산업계와 하와이대 등 민·관·연이 협력, 셀룰러 기반 차량·사물통신기술(C-V2X) 기반으로 실제 도로에서 자율주행차를 시험 운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로부터 임시 면허를 받아 5마일 도로에서 시험 운영하는 것이다. 이것도 5G 자율주행차 서비스를 향한 첫걸음일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28㎓ 하이밴드 주파수를 이용한 5G 기반 공공망 구축에 정부가 앞장서고 있다. 여기에는 사업자 5G 사업 진도에 답답함이 있었을 것이다. 또한 자동차회사가 가상이동통신망사업(MVNO)에 참여, 추후 펼쳐질 5G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하겠다는 발표도 고무된다. 이제 5G 시대 서막을 울리는 것인가 기대를 모으게 된다.

5G를 4G 연장선상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5G가 꿈꾸고 있는 5G만의 다양한 서비스가 적극 시도될 수 있도록 속도를 높여야 한다.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khsung2002@gmail.com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