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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직원 4명 대마초 피운 혐의 받는 연금공단 “국민께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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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 이사장 명의로 입장문 발표

“단순한 개인 일탈 치부하지 않아…

공단 기강 쇄신하는 계기로 삼겠다”

세계일보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세계일보 자료사진


직원 4명이 동시에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국민연금공단이 결국 이사장 명의 입장문을 내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금융업계를 중심으로 ‘평범한 국민의 노후 생활 안정을 책임진 공단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기강해이’라는 질타가 쏟아진 데 따른 후속조치로 보인다.

국민연금공단은 20일 발표한 대국민 입장문에서 “국민들께 깊이 사죄드린다”며 “신뢰 회복을 위한 근본적 쇄신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공단 김용진 이사장은 “최근 기금운용본부의 직원들이 대마초를 흡입하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발생했다”며 “공단은 국민의 소중한 자산을 관리하고 노후를 책임지는 공공기관인데 국민을 안심시키기는커녕 실망과 걱정을 끼쳐드리고 그동안 어렵게 쌓아온 신뢰를 한순간에 무너뜨렸다”고 말했다.

이어 “공단을 대표하는 기관장으로서 비통함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공단 임직원을 대표해 국민들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공단 기금운용본부 직원 4명이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것은 지난 18일 한 경제지의 단독 보도로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언론의 사실관계 확인 요청에 주저하는 태도를 보인 공단 측은 경찰이 먼저 수사 상황 일부를 공개한 뒤에야 해당 직원 4명을 지난 9일 해임했다고 언론에 밝혔다.

해당 직원 4명은 대마초를 피운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전북경찰청에 불구속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일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모발 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만간 수사기록을 정리해 ‘기소’ 의견으로 경찰에 송치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일보

국민연금공단 청사 전경. 세계일보 자료사진


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지방 혁신도시로 이전한 뒤 직원들의 일탈행위가 늘어나는 등 전반전으로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지적은 그동안 끊이지 않았다. 문제는 천문학적 액수의 기금을 관리하면서 국민의 노후 생활 안정을 책임지는 공단 소속 직원의 도덕적 해이는 절대 용납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를 의식한 듯 김용진 이사장은 “공단은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잘 헤아리고 있다”며 “단순한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지 않고 국민 여러분의 준엄한 질책을 기꺼이 받아들여 공단을 쇄신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또 “이번 일로 또 다른 부조리의 싹이 공단 내부에서 자라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며 “자산운용에서 연금제도 운영에 이르기까지 조직 및 인사 운영, 업무 처리, 운영 시스템, 조직문화 등 운영 전반을 샅샅이 짚어보고 문제점을 찾아낸 뒤 근본적인 쇄신대책을 마련하고 실천에 옮기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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