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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폭우에 떠내려왔나… 한강 하구 고양서 지뢰 수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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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가벼운 M14 대인지뢰 빗물에 쉽게 유실

국방부 “철저한 수거 작전… 발견 시 신고부터”

세계일보

지난달 수해로 큰 피해를 입은 강원도의 한 지역에서 육군 장병들이 유실된 지뢰 수거를 위해 탐색 작업을 진행하는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고양시 한강변 공원에서 지뢰가 수거돼 군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지난달 중부지방을 강타한 폭우 때 유실된 것이 한강 하구까지 떠내려온 것 아닌지 추정된다.

20일 군과 한국지뢰제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3시 25분 고양 대덕생태공원 한강변에서 탐사 작업 중이던 한국지뢰제거연구소가 쓰레기 더미 안에 있던 M14 대인지뢰 1발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측 연락을 받고 출동한 군 폭발물처리반(EOD)이 해당 지뢰를 안전하게 수거했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지난달 폭우 때 지뢰가 유실됐을 가능성 등을 두고 발견 경위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M14 대인지뢰는 미국에서 개발했으며, 6·25 전쟁 후반부터 한국의 전방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 매설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는 생산이 중단된 상태라고 한다.

이 지뢰의 특징은 아주 소형이고 무게도 1㎏이 채 안 될 만큼 가볍다는 점이다. 그 때문에 매년 홍수 때마다 빗물에 유실돼 지뢰 매설 지대가 아닌 곳에 불쑥 등장, 민간인에 인명피해를 입히곤 한다.

지난달 장마가 늦게까지 이어지며 경기, 강원 등 중부지방에 시간당 수백㎜의 폭우가 쏟아졌다. 강원 철원, 화천 및 경기 연천처럼 군부대가 집중적으로 배치된 최전방이 큰 피해를 입었다. 이들 부대가 관할하는 수십 곳의 휴전선 철책 일부가 넘어졌는데 그 길이를 더하면 1㎞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뢰 유실도 심각해 국방부는 해당 지역 부대에 주의 및 경계를 당부했다. 당시 국방부는 “접경지역 6개 시·군(파주·연천·화천·인제·양구·철원 지역) 등 폭우로 인해 유실된 지뢰와 폭발물 등으로 인해 지역 주민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지뢰 탐색 작전을 수행하는 중”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일부 지역은 폭우로 입은 수해도 심각한데 지뢰가 두려워 농사도 제대로 못 짓고 있다며 주민들이 울상이다. 급기야 지난 16일 강원도의회는 대정부 건의문을 발표하고 “철원 등 접경지역은 다른 지역들과 달리 수해 피해에 그치지 않고 비무장지대(DMZ)에 묻혀 있던 많은 지뢰가 떠밀려와 현재까지 150여 발의 유실 지뢰가 발견됐다”며 정부의 관심와 지원을 촉구하기도 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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