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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빠진 기관"? 조세연 '소신 목소리' 이번이 처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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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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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연구기관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의 '지역화폐' 보고서를 두고 이재명 경기지사가 "얼빠졌다"고까지 하는 등 연일 맹비난을 퍼부으면서 조세연이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 지사는 국책연구원이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드는 것은 물론, 자신을 콕 집어 공세를 펴고 있다는 정치적 의혹을 제기한다.

하지만 국책연구원이라고 정부 정책에 늘상 '우군' 역할만 하는 건 아니다. 특히 최근 조세연의 행보를 보면 정부 정책에 대해서도 "틀렸다"고 말하는 '소신 주장'을 펴는 일이 부쩍 늘었다.

정부 정책 뒷받침하던 '국책연구원'


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원 소속인 조세연은 정부의 조세ㆍ재정 정책과 공공기관 운영 정책 논리를 뒷받침하는 씽크탱크 역할을 한다. 더구나 김유찬 현 원장은 취임 당시 민주당 당적을 가지고 있었다는 논란이 될 만큼 친정부 성향을 지적 받았다.

실제 조세연은 지난 5월 ‘재정포럼’에 실린 김 원장 명의의 ‘경제위기 대응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와 재정건전성 리스크’ 칼럼을 통해 증세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 원장의 사견임을 전제로 한 칼럼이었지만 관가에서는 “국책연구기관이 정부를 대신해 민감한 주제인 증세 논의에 군불을 때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부동산 조세정책의 발전 방향' 토론회를 열고, 김 원장이 직접 “공급을 늘리는 것은 다주택자의 보유 주택 수를 늘려 주는 것, 다주택자에 대한 ‘핀셋 증세’에 초점을 맞출 경우 주택 수에 따라 세율을 중과할 수 있다”는 내용의 기조연설을 하기도 했다. 역시 정부의 부동산세제 강화 정책을 뒷받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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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세종시 반곡동에 위치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모습. 세종=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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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부쩍 할 말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조세연 연구원들이 정부의 뜻과 상관 없이 제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부쩍 많아지고 있다.

조세연은 정부가 세법개정안을 의결하던 지난달 25일 ‘재정포럼’에 이번 개정안의 핵심인 ‘금융세제 활성화 방안’을 비판하는 칼럼을 실었다.

당초 기획재정부는 상장주식 차익 2,000만원까지만 세금을 공제하는 안을 제시했다가 최종안에는 이를 5,000만원까지로 수정했는데, 이를 “실효성에 의문이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최근에는 국내 여행을 하면서 숙박비를 지불하면 연말정산 때 이를 공제해 준다는 ‘숙박비 소득공제’ 제도 도입에 대해 “경제성이 없다”고 결론 내리기도 했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 12월 '2020년 경제정책방향'에서 국내 여행 활성화를 위한 아이디어라며 ‘이색 사업’으로 소개했던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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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서 김유찬 원장이 코로나19 경제위기 대응을 위한 정부 재정지출 확대에 대해 이야기했다. 정준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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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연 “할 일 했을 뿐인데”


조세연은 이번 지역화폐 연구에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다며 반발한다. 지역화폐의 경제 효과를 살펴보는 것이 의미가 있겠다는 연구원 내부의 판단이 있었고, 연구에 착수한 것도 지난해 10월부터다. 2018년 자료를 인용한 것도 이 자료가 지난 4월 공개된 최신 자료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 원장도 최근 한 매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연구해 볼 필요가 있겠다는 의견이 나와 내부에서 결정한 것이고, 연구 착수부터 진행 과정에서 외부 개입은 없었다”며 “연구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세연은 관련 학회나 전문가 풀, 국민들의 아이디어를 통해 아이디어를 받은 뒤 기본연구, 수시연구 방식으로 자체 보고서를 생산해 왔다. 조세연 관계자는 “정부가 주는 용역만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시의성 있는 연구과제를 발굴해 진행한다”며 “이번에 공개한 브리프도 연구자들이 발굴한 기획과제”라고 설명했다.


세종 =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세종 =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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