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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공화-민주, 벌써부터 긴즈버그 후임 두고 '신경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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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대법원, 긴즈버그 타계로 보수 5명 vs 진보 3명

공화 "트럼프 지명자 표결"…민주 "대선 후로 미뤄야"

공화, 4년 전엔 "선거 전 임명 안돼"…바이든·오바마, '이중잣대' 비판

뉴시스

[워싱턴=AP/뉴시스] 지난 2018년 11월 30일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이 워싱턴 대법원 청사에서 동료 대법관들과 함께 앉아있다. 연방대법원은 그가 18일(현지시간) 췌장암 합병증 등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2020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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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미국의 두 번째 여성 연방대법관이자 진보의 아이콘이었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이 18일(현지시간) 향년 87세로 타계한 가운데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이 벌써부터 그의 후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고인이 타계 며칠 전 손녀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새 대통령이 취임할 때까지 내가 교체되지 않는 것"이라고 했지만 미 대선이 5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의 빈자리는 미 의회를 정치적 격랑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 더힐 등에 따르면 공화당은 후임 인준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한 반면 민주당은 대선 이후로 미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고인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신속하게 성명을 내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대법관 후보에 대해 상원이 표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국민들은 지난 2016년과 2018년 공화당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일하고 그의 공약, 특히 연방대법관 지명을 지지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상원) 다수당을 만들어줬다"며 "다시 한 번, 우리는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다만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지 몇 분 만에 트위터를 통해 "미국 국민들은 차기 연방대법관을 선택하는데 있어 발언권을 보장받아야 한다"며 "이번 공석은 새 대통령을 맞을 때까지 채워선 안 된다"고 반대했다.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후임 인선 시기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새 대법관이 평등과 기회, 정의에 대한 긴즈버그 대법관의 헌신을 유지하도록 함으로써 그의 업적과 강력한 유산을 지켜야 한다"면서 우회적으로 대선 후로 미뤄야 한다고 피력했다.

미 연방대법관은 총 9명으로, 진보 성향 긴즈버그 대법관의 타계로 보수 5명, 진보 3명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 보수 성향 닐 고서치 대법관과 브렛 캐버노 대법관이 임명되면서 보수 우위 구도가 만들어졌다. 대선 전 새 대법관이 정해질 경우 보수 6명, 진보 3명으로 크게 기울어지게 된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연방대법원을 보수화하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임기 1년을 남긴 시점에 강경 보수파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이 급서하자 진보 성향 메릭 갈런드 워싱턴DC 항소법원장을 지명했는데 인준은 커녕 청문회조차 하지 못하도록 막았고,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뒤엔 대법관 인준에 필요한 상원 표 수를 60표에서 50표로 낮춰 2명의 보수 성향 대법관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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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신화/뉴시스]미치 매코널 미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21일(현지시간) 의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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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들도 매코널 원내대표의 이날 주장은 4년 전과 정반대라고 지적했다. NYT는 "4년 전 후임 대법관을 임명하기 위해선 대선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선언하며 갈런드 지명자를 저지했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것"이라고 꼬집었다.

슈머 원내대표이 이날 트위터에 올렸던 말도 4년 전 매코널 의원이 했던 것을 그대로 반복한 것으로, 우회적으로 그의 정략적 태도를 비꼬았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도 4년 전 상황을 상기하며 공화당의 바뀐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선거가 46일 밖에 남지 않았다. 유권자는 대통령을 뽑고 대통령은 대법관 후보를 지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것은 4년 전 선거를 10개월 앞뒀을 때 공화당이 취했던 입장이고 오늘 미 상원이 취해야 할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공화당은 4년 반 전 갈런드 후보에 대한 청문회와 상하원 표결을 거부하면서 새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 공석을 채워선 안 된다고 했다. 법률의 기본 원칙과 일상적인 공정성은 일관성 있게 적용해야 하는 것이지, 편리하거나 유리한 것에 따라 달리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이중 행태'를 비판했다.

이어 "법규와 법원의 합법성,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근간은 그 기본 원칙에 따라야 한다"며 "이미 투표가 시작되고 있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그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공화당이 인준 절차를 강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오는 11월3일 대통령 선거와 함께 상원의원 100석 중 35석과 하원의원 435석 전체에 대해서도 선거를 치르는 만큼 여론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특히 이번에 상원 다수당이 민주당으로 넘어갈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어 공화당으로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하원은 현재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날 고인에 애도를 표하는 성명을 발표했지만 후임 인준 절차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2018년 캐버노 당시 대법관 후보 심의 중 "트럼프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에 (대법관 자리가) 공석이 되고 (대선) 경선 절차가 시작됐다면 다음 선거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한 바 있다.

공화당 리사 머카우스키 상원의원도 긴즈버그 대법원 타계 몇 시간 전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선거를 50여 일 앞두고 있다"며 "대법관 후보자를 확정하기 위한 투표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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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 지난 2015년 1월20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연두교서 연설을 하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당시 부통령)이 박수를 치고 있다. 2020.9.19.


같은 당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도 "선거가 가까워왔다"며 대선 전에 새 대법관을 앉히면 안 된다고 의견을 냈다.

반면 마사 맥샐리, 릭 스콧, 조니 에른스트, 톰 틸리스, 존 슌 등 공화당 상원의원은 공개적으로 후임 대법관 인준 절차를 서둘러야 한다는 데에 동의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연방대법관 후보 20명의 리스트를 발표했다. 이 중 에이미 코니 배럿 제7 연방고등법원 판사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018년 캐버노가 낙점됐을 때에도 바로 다음 후보로 올라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여러 후보가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후보 리스트엔 톰 코튼, 테드 크루즈, 조시 홀리 등 현직 상원의원도 포함돼 있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18일 워싱턴 자택에서 췌장암 전이로 인한 합병등 등올 별세했다. 지난 1999년과 2009년 결장암과 췌장암 진단을 받았고 2018년엔 집무실에서 넘어져 갈비뼈가 골절돼 입원 치료를 받은 바 있다. 그는 인종차별에 반대하고 여성과 성 소수자 권리를 옹호해 온 대표적인 진보 성향 대법관으로, 27년 간 대법원에서 복무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wsh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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