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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도로 분열된 미국이 그녀의 죽음 앞에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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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례 암투병 속 법정 지킨 긴즈버그 대법관 별세

진보 대표 아이콘이지만 트럼프도 "법의 거인" 추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보수와 진보로 더욱 확연히 갈라진 미국 사회가 진정한 영웅의 죽음 앞에 오랜만에 한 목소리를 내며 추모 물결로 미 전역을 물들이고 있다. 다섯 차례나 암과 싸우면서도 법정을 떠나지 않으며 미국의 정의를 대변했던 ‘거목’인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이 18일(현지시간) 별세하자 워싱턴 D.C의 정가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애도 성명을 내며 그녀를 추도했다.

뉴욕타임스와 AP 등에 따르면, 미네소타 유세 중 긴즈버그 대법관의 별세 소식을 전해 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놀라운 삶을 이끈, 놀라운 여성이었다”며 조의를 표했다. 그는 공식 성명에서도 “법의 거인을 잃은 데 대해 애도한다”며 “그는 대법원에서 보여준 훌륭한 정신과 강력한 반대(dissents)로 명성을 얻으셨던 분”이라고 추모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도 “매우 슬픈 소식”이라며 “긴즈버그는 위축되지 않고 맹렬하게 모두를 위한 인권을 추구한 여성이었다”고 애도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후보는 고인이 여성계에 남긴 발자취에 주목했다. 그는 “긴즈버그 대법관은 수많은 여성을 위한 길을 다졌다”면서 “그녀 같은 사람은 또 없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RBG”라고 트위터에 남겼다.

RBG는 긴즈버그 이름 첫 글자에서 따온 것으로, 여성계와 청년층 사이에서 ‘진보의 아이콘’으로 통하는 긴즈버그의 애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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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우리나라는 역사적 인물인 법관을 잃었으며, 대법원은 소중한 동료를 떠나보냈다”면서 “우리가 그렇듯 미래 세대 또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를 지칠 줄 모르는, 굳건한 정의의 수호자로 기억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고인을 “성 평등을 이끈 강인한 법률가이자 견고한 지지자”라고 평가하고 “진실로 위대한 여성을 잃은 미국인들의 한없는 슬픔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민주당계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고인의 별세는 “미국의 커다란 손실”이라며 “그녀는 정의와 평등권의 비범한 수호자였으며, 미국 현대사에서 위대한 법관의 하나로 기억될 것”이라고 트위터에 남겼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위터에서 “긴즈버그 대법관 별세는 큰 슬픔”이라며 “그녀는 대법원 일원으로서 훌륭하고 탁월하게 임했다”고 애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인 에릭 트럼프도 트위터에서 “진실한 판결을 위해 싸운 투사”라며 “나는 그녀를 전적으로 존경한다. 평화롭게 쉬시기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정적 중 한 명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그의 별세는 우리 민주주의에, 우리 아이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주고자 희생하고 분투했던 모든 이들에게 헤아릴 수 없는 손실”이라며 “그의 후임자는 모두를 위한 평등과 기회, 정의라는 그의 헌신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방대법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긴즈버그 대법관이 췌장암 전이에 따른 합병증으로 워싱턴에 있는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밝혔다. 긴즈버그는 2009년 췌장암 수술을 받았으며 2018년 폐암, 2019년 췌장암 등 총 5차례나 암과 싸웠다. 올해는 간에서 암 병변이 발견돼 항암치료를 받는 중이었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컬럼비아대 로스쿨 교수를 거쳐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인 1993년 여성으로서는 두 번째로 연방대법관으로 임명됐다.

AP통신은 긴즈버그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직후 대법원 앞에 수백명의 시민이 촛불과 꽃, 추모 메시지가 적힌 카드 등을 들고 모여 고인을 추모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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