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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주로 전세 갱신 거절, 집주인은 언제까지 사유를 제시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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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답으로 보는 새로운 임대차 상식 사전

4회-실거주로 갱신 거절할 때 주의할 점

임대인이 실거주 객관적으로 증명해야

서류 없어도 사실관계 밝히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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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임차인이 계약갱신을 요구한 다음에는 실거주 사유로 갱신을 거절할 수 없나요?

A1. 임차인이 적법하게 계약 만료 전 6개월부터 1개월 전 사이에 계약갱신을 요구한 경우 임대인은 정당한 갱신거절 사유가 있으면 갱신의 갱신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갱신거절 사유 중 임대인 자신 또는 그 자녀나 부모가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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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실제 거주’인지는 사실관계에 관한 문제입니다. 임대인이 1주택 소유자인데, 직장 사정으로 직장이 있는 도시에서 임차해 살고, 보유한 주택을 현재 임차인에게 임대를 하고 있었던 경우라면 어떨까요. 임대인이 살고 있던 주택의 임대인에게 임대차를 갱신하지 않고 끝내겠다는 의사표시를 하고, 이를 근거로 증빙하여 자신의 소유 주택에 들어와 살겠다고 한다면 ‘실거주’를 충분히 입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임대인이 살던 집을 처분하는 계약서나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을 다른 사람에게 임대를 놓아 임대인이 현재 살고 있는 집을 비워주어야 할 사정이 생겼다면 임대차 계약서도 ‘실거주’를 입증하는 증거가 될 것입니다.

자녀 실거주는 어떨까요. 자녀가 결혼하면서 분가할 예정인데 충분한 자금 여력이 없어서 부모인 임대인이 소유한 임차목적물 주택에서 살고자 하는 경우라면 자녀가 결혼 예정임을 증빙(예: 결혼식장 예약 관련 서류, 청첩장 등)하고 자녀가 들어와 살 주택이 필요함을 주장 및 증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내 집에 들어와 살려는데 왜 그런 것까지 설명하고 증명해야 하느냐’며 기분 나쁘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임차인의 계약 갱신을 보장하기 위해 갱신 요구권이라는 권리를 준 것이기 때문에 그러한 권리행사를 거절하고 주택의 명도를 구하기 위해서는 임대인, 그 자녀 또는 그 부모가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 등과 같은 정당한 갱신 거절 사유가 있음을 임대인이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됩니다.

예를 들어 임대인이 서울 잠실의 고가 중대형 아파트를 소유하면서 살고 있고 자녀도 인근의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별다른 사정도 없이 임대인이 고양시 일산동구의 아파트에 들어와 살겠다면서 임차인의 갱신요구를 거절한다면 상식적으로 그런 주장을 믿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임대인이 자신의 방 3개짜리 고가 주택을 놓아두고 굳이 방 1칸 짜리 소형 임차목적 주택에 들어가 살겠다고 갱신요구를 거절한다거나 임대인의 직장이 부산에 있는데 경기도 화성의 다세대 주택에 들어와서 살겠다면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임을 입증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따라서 실거주 사유는 객관적 사정에 비추어 증명할 수 있는 경우여야 할 것입니다.

Q2. 임차인이 실거주 사유를 요구할 경우, 임대인은 갱신거절 사유를 언제까지 제시해야하나요?

A2.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라는 사유는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임차인이 계약 갱신요구권을 행사할 당시에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다만, 현재 시행 중인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따로 임대인이 갱신거절 의사표시를 해야 할 기간을 명시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갱신요구권을 신설한 취지를 고려할 때 갱신요구를 한 임차인을 장기간 불안하게 만들어서는 안 될 것이므로 상당한 기간 내에 갱신거절의 의사표시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됩니다. 입법론적으로는 임차인이 갱신요구권을 행사한 날로부터 2주, 늦어도 1달 내에는 임대인이 법률상의 갱신거절 사유를 명시하여 갱신거절을 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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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자녀가 결혼을 하거나 취업하지 않고, 독립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실거주 여부를 증명해야 하나요? 임대인이 실거주 여부를 증명하지 못할 경우에는 어떻게 되나요?

A3. 통상적으로 자녀가 부모의 곁을 떠나 독립주거를 마련할 경우 그만한 사정이 자녀에게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부모의 거주지와 다른 도시에 소재한 대학교 입학, 자녀의 취업이나 결혼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 외에도 같은 도시일지라도 자녀의 나이와 직업 등에 비추어 독립거주가 필요한 연령과 경제적 사정에 도달했다면 이를 가지고도 임대인 자녀가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임을 주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한국사회의 실정을 고려할 때 20대 초중반의 자녀가 대학 입학, 결혼 또는 미취업 상태에서 독립하려는 경우임을 들어 갱신거절을 할 경우 그 사유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객관적으로 볼 때 자녀가 임차목적 주택에 들어가 독립거주해야 할 만한 사정이 없다면 갱신거절 사유의 증명에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서울 마포구 아현역 부근에 거주하는 임대인의 딸이 서울 소재 건국대학교 2학년(만 20세) 재학중인데 임대인의 집에서 건국대학교까지의 거리는 지하철 2호선으로 30분만 가면 될 경우, 임대인이 서울 방화동 공항시장역 부근의 방2칸짜리 다세대주택(건국대학교까지의 통학 거리가 1시간이 넘고 지하철을 여러번 갈아타야 할 경우)에 거주하는 임차인의 갱신요구를 거절하면서 대학 2학년생 딸이 그곳에 들어가 살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객관적인 사정상 임대인의 갱신거절 사유를 증명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인천 송도에 거주하는 부모의 아들이 고려대학교에 재학 중인데 그 아들을 위해 대학 부근에 월세 주택을 얻어주었다가 아들의 거주 및 장래 투자 목적을 겸하여 대학 부근에 소형아파트 1채를 매입하고 나서 그 집에 살던 임차인의 갱신요구를 받았을 경우 임대인이 이를 거절하면서 자녀가 다니는 대학과 지금 부근에서 월세로 거주하고 있는 사정, 계약기간이 거의 끝나가고 있고 이제 그 아들이 들어가 살 집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갱신거절 사유를 제시했다면 그런 사유는 충분히 정당한 갱신거절 사유로 인정될 수 있을 것입니다.

수원에 거주하는 임대인의 자녀가 카이스트 대학원 박사과정을 마치고 국내 기업 연구소에 취업을 해서 30대 초반 나이에 수원에 이주하려는데 아직 결혼은 안했지만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거주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히고 있고 직업도 있어 따로 독립 생활이 가능한 경우이고 이미 대학원 석사 때부터 7년 이상 부모와 독립해 따로 거주해왔던 경우라면 임대인이 임차인의 갱신요구를 거절하고 그와 같은 사정을 밝힌 경우 갱신거절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가 맞다면 나름대로 사실관계를 밝혀 정당하게 갱신거절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Q4. 임차인이 실거주 증명자료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갱신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임대인은 실거주를 못하나요?

A4. 임대인이 계약 갱신요구를 했는데 임대인이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라고 갱신거절 사유를 대면서도 이를 제대로 증명하지 못하는 경우라면 계약은 갱신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임차인이 임차목적 주택을 임대인에게 비워주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처음에는 임대인이 임대료 10% 인상요구를 했다가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를 하면서 5% 이내로만 인상해줄 수 있다고 주장하자 주택을 매각하겠다는 이유로 갱신 거절을 주장하다가 또다시 말을 바꿔 임대인이 들어와 살겠다고 갱신 거절 사유를 계속 바꾸는 경우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우선 ①임대인이 처음에 임대료 인상 요구를 이미 했기 때문에 굳이 그 주택에 임대인이 들어와 살아야 할 이유가 없는 경우임을 임대인 스스로 말한 셈입니다. 또 ②임차 목적 주택을 매각하겠다면 임대인이 그 주택에 들어와 살아야 할 이유가 없었던 것임을 임대인이 거듭 밝힌 셈입니다. ③그런데 또다시 임대인이 이를 번복해 그 주택에 들어와 살겠다는 주장을 하는 경우 임대인이 주장하는 갱신거절 사유의 진실성이 의심을 받을 만한 사정이 있습니다.

이렇게 임대인의 실거주 목적 갱신거절 사유가 정당하지 않거나 이를 증명하기 어려운 경우 임차인은 갱신요구기간 내에 갱신요구를 한 것으로 임대차가 갱신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라면 임대인은 굳이 이기지 못할 명도청구소송을 내서 실거주 문제로 법정 다툼을 하는 것보다는 솔직하게 임차인과 임대료 문제에 관한 협의를 통해 법이 허용하는 5% 인상률 범위 내에서 임대료를 합의 하에 결정하는 편이 나을 것입니다.

이강훈 변호사(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

지난 7월30일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법 제정 39년 만에 계약 갱신에 대한 임차인(세입자)의 권리가 생겼다. 2년이 지나면 임대인(집주인)의 처분에 모든 게 맡겨져 있던 ‘기울어진 운동장’이 계약갱신요구권의 신설로 균형을 이룰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분쟁과 갈등이 자극적으로 소비되고 있지만, 독일·프랑스·미국 등 수십년 전부터 계약갱신요구권을 보장해 온 대다수 나라에서는 임차인의 주거권과 임대인의 재산권이 공존하고 있다. 새로운 임대차 관계를 위해 필요한 임대차 2법에 대한 상식, <한겨레>와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가 공동으로 마련했다. 9월16일(수)부터 20일(일)까지 총 5회에 걸쳐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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