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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정치, 그날엔…] 한나라당-한국당 '대표' 모두 경험한 단 한 명 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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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 홍준표 당 대표 시대 열어…국민의힘 복당 이뤄지지 않은 채 무소속 신분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편집자주‘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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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계(친이명박계) 비주류로 불렸던 인물 ‘정치인 홍준표’는 그날의 주인공이었다. 2011년 7월4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한나라당 전당대회. 그는 한나라당 대표로 뽑혔다. 정치 공학의 측면에서 그의 당선은 이변이었지만 당시 정치 상황은 그의 당선을 예고하고 있었다.


이명박 정부의 집권 후반기 여당 대표를 뽑는 선거는 치열한 경쟁 속에 이뤄졌다. 후보는 쟁쟁한 인물들이었다. 유승민, 나경원, 원희룡, 남경필, 박진, 권영세 등이 경쟁자였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체제 출범이 ‘정치사의 변곡점’으로 인식된 이유는 친이계의 몰락이라는 평가 때문이다.


굳이 분류하자면 범친이계라고 말할 수 있지만 비주류로 생활했던 정치인, 홍준표의 당선은 복잡한 당내 역학관계와 무관하지 않았다. 친이계 일부와 친박(친박근혜계) 중진들의 지원을 받은 당시 홍준표 후보는 4만1666표 득표율 25.5%로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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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계 핵심들이 지원했던 원희룡 후보는 2만9086표(17.8%)를 받으며 4위에 그쳤다. 2위는 3만2157표(19.7%)를 얻은 유승민 후보, 3위는 2만9722표(18.2%)를 얻은 나경원 후보, 5위는 1만4896표(9.1%)를 얻은 남경필 후보가 차지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당선자는 “계파 없이 홀로 뛴 선거에서 마지막 기회를 준 대의원의 뜻은 하나 된 한나라당을 만들어 내년 총선·대선에서 꼭 이겨달라는 바람으로 받아들인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그의 말처럼 2012년 제19대 총선과 제18대 대선은 한나라당 쪽에서 승리를 거뒀다. 한나라당은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꿨고 2012년 두 번의 전국 단위 선거에서 모두 승리했다.


정치인 홍준표가 남다른 정치 이력을 소유한 이유는 보수정당의 본류라고 할 수 있는 한나라당과 자유한국당의 당 대표를 모두 역임한 유일한 정치인이라는 점이다. 자유한국당은 3년의 짧은 역사 때문에 전당대회를 통해 두 명의 당 대표만 선출하게 됐는데 정치인 홍준표와 정치인 황교안이 그 주인공이다.


정치인 홍준표는 2017년 7월3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5만1891표 득표율 65.74%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당선됐다. 원유철, 신상진 의원이 경쟁자로 나섰지만 당심은 홍준표 후보 쪽에 쏠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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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4.27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보수정당 역사를 되짚어볼 때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인 그는 지금 무소속 신분으로 머물러 있다.


지난 4월 제21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했지만 무소속 신분으로 대구 수성을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2017년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로 당을 대표했지만 2020년 4월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했던 인물. 그는 당선 첫 소감으로 당의 재건을 약속했다.


홍준표 당선자는 지난 4월16일 당선 확정 소식을 들은 뒤 “조속히 당으로 돌아가 당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당시 그의 정치 구상은 이런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미 당 대표를 2번이나 했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당권을 잡을 생각은 없다. 그러나 지금 우리 당은 정체성을 잃고 잡탕 정당이 돼 버렸다. 제대로 보수 우파 입지를 다지는 정당으로 만들겠다. 보수 우파 이념과 정체성을 잡고, 2022년 정권을 가져올 수 있도록 다시 시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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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하지만 정치인 홍준표의 신분은 여전히 무소속이다. 국민의힘 복당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당내에서도 일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이 무소속 권성동 의원의 복당을 받아들이면서 정치인 홍준표의 친정 복귀도 관심을 받고 있지만 결과는 단언하기 어렵다.


정치인 홍준표의 복당은 한 명의 국회의원이 추가되는 의미를 넘어선다. 가장 최근 대선에서 후보로 뽑혔던 인물의 귀환이다. 현재 국민의힘을 이끌고 있는 지도부 라인의 속내는 복잡할 수밖에 없다.


정치인 홍준표의 다음 목표는 2022년 대선이다. 그는 2017년의 대선 패배의 아픔을 달랠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정치인 홍준표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남겼다.


“집에 가면 1800여 년 전 중국 한나라 말기 삼국의 대혼란 속에서 극한의 순간을 헤쳐 나간 사마의 드라마를 본다. 끝없는 인내와 굴종을 견디고 50년의 장구한 세월을 기다린 끝에 정상에 오른 그의 인내와 신묘한 책략에 매료되어 밤늦도록 드라마를 볼 때도 있다. 사마의가 살았던 그 시기에 못지않게 지금 대한민국도 대혼란 속에 빠져 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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