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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재판行 기소·불기소이유 다시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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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2)의 폭로 기자회견 이후 기부금 횡령 등 혐의를 받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4개월 만에 마무리 됐다. 검찰의 선택은 '기소'였다.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최지석)는 배임, 횡령, 준사기 등 총 8가지 혐의를 적용해 윤 의원을 지난 14일 불구속 재판에 넘겼다.

검찰 수사 결과 윤 의원이 개인 계좌 등을 통해 빼돌린 기부금은 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치매를 앓고 있는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92)의 여성인권상 상금 중 일부를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대)'에 기부·증여하게 한 혐의도 인정했다. 정의연대와 그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의 부실한 회계 공시와 관련해선 문제점이 발견됐지만 처벌 규정이 없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후폭풍은 컸다. 검찰 기소 이후 정의연대, 정대협에 보조금을 지급했던 서울시·여성가족부·문화체육관광부 등은 국고·지방보조금 환수 여부 관련 검토에 들어갔다. 검찰이 밝힌 보조금 부정수령 금액은 총 3억6750만원에 달한다. 기부금품법 주관 부처인 행정안전부는 정의연대·정대협의 기부금품법 위반 사실 관련 검토에 돌입했다.

윤 의원은 검찰 기소 직후 입장문을 통해 "지난 석 달 동안 저와 단체 그리고 활동가들은 성실히 수사에 임하였고 충분히 해명했다. 그럼에도 불구속 기소를 강행한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이후 검찰이 제출하는 공소장과 증거기록을 받게 되면 꼼꼼하게 살펴보고, 재판에서 저의 결백을 증명해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정의연대도 15일 입장문을 통해 "검찰이 억지 기소, 끼워 맞추기식 기소를 강행한 데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한다"며 "일생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운동에 헌신하며 법령과 단체 내부규정 등이 정한 절차에 따라 정당한 활동을 전개해온 활동가를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기소한 점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매일경제는 검찰이 윤 의원 수사 결과 기소, 불기소 처분을 내린 사유와 윤 의원 측 해명에 대해 짚어봤다.


기부금 1억원 횡령, 치매 앓던 할머니 상금 기부 강요


우선 검찰은 윤 의원이 개인 계좌로 기부금과 공금 등 1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를 적용했다. 윤 의원은 개인 계좌 5개를 이용해 피해 할머니들의 해외여행 경비, 조의금, 나비기금 등 명목으로 5755만원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정대협 법인, 직원 계좌에서 4280만원을 개인 계좌로 이체 받아 임의 소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윤 의원은 "모금된 금원은 모두 공적인 용도로 사용됐고 사적으로 유용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또 검찰은 윤 의원이 검찰 수사 개시 후 극단적 선택을 한 마포 쉼터 소장과 공모해 중증 치매를 앓고 있는 길 할머니의 심신장애를 이용, 할머니가 받은 여성인권상 상금 1억원 중 5000만원을 정의연대에 기부하게 하는 등 총 9회에 걸쳐 7920만원을 기부·증여하게 한 준사기 혐의도 적용했다. 윤 의원과 정의연대는 거세게 반발했다. 윤 의원은 "당시 할머니들은 여성인권상의 의미를 분명히 이해했고 자발적으로 상금을 기부했다"고 해명했다.

정의연대는 "스스로 나서서 해명하기 어려운 사자(死者)에게까지 공모죄를 덮어씌우고 피해생존자의 숭고한 행위를 '치매노인'의 행동으로 치부한 점에 대해서는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 운동 전반은 물론, 인권운동가가 되신 피해생존자들의 활동을 근본적으로 폄훼하려는 저의가 있다고 밖에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안성 쉼터 '고가 매입' 배임 인정...'헐값 매각'은 불인정


검찰은 정대협이 당시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경기도 안성 쉼터를 매입한 점도 업무상 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사업 목적이나 용도에 부적합한 주택을 거래 시세조차 확인하지 않고 이사회에서 제대로 가격을 심사하지 않은 채 매도인이 요구하는 대로 시세보다 고가인 7억5000만원에 매수해 정대협에 손해를 주는 한편 매도인에게 재산상 이익을 안겼다는 설명이다.

다만 쉼터를 2016년 매각 당시 헐값에 팔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2016년 초 안성 쉼터 매각 결정 후 정대협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간 주고 받은 공문 내용과 정대협에서 2017년 안성 쉼터를 6억5000만원에 매물로 내놓은 적 있었다는 인근 부동산 관계자의 진술, 감정평가법인 2곳의 올해 8월 기준 시세 감정평가금액이 4억원 대 초반인 점을 고려했다. 결국 정대협은 안성 쉼터를 적정 가격에 매각하려고 했지만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매각 절차가 지연됐고 매각액 4억2000만원이 헐값이라도 보기 어렵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고가 매입에 따른 배임 혐의 적용에 대해 윤 의원은 "정대협에 손해가 될 사항이 아니었기에 배임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한편 검찰은 윤 의원이 부친을 안성 쉼터 관리자로 고용해 임금 7580만원을 지급해 정대협에 손해를 끼쳤다는 배임 혐의에 대해선 "윤 의원 부친 다이어리 기재내용, 통화내역상의 기지국 위치 등을 고려하면 부친이 실제로 안성 쉼터 관리자로 근무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국고·지방보조금 3억6750만원 부정 수령


검찰은 윤 의원이 정대협이 운영하는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과 관련해 법률상 박물관 등록 요건인 학예사를 채용하지 않고도 학예사가 근무하는 것처럼 허위 신청을 하거나 인건비를 일반운영비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할 것임에도 거짓 신청을 하는 방법으로 서울시·여가부·문체부에서 각각 1억5860만원, 1억4370만원, 6520만원을 부정 수령한 것으로 판단했다.

반면 윤 의원은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및 정대협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필요한 일체의 서류를 제출하고 요건을 갖추어 보조금을 수령하고 집행했다"며 "활동가들이 정당한 노동 대가를 받은 인건비를 단체에 기부한 사실을 부정과 사기로 왜곡·폄훼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또 윤 의원은 관할 관청에 등록하지 않고 개인, 단체 계좌를 통해 기부금 약 42억원을 불법 모금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관할 관청 신고 없이 안성 쉼터를 시민 단체, 지역 정당, 개인 등에 50여회 대여해 숙박비 명목으로 900만원을 지급 받는 등 미신고숙박업을 운영한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 기소 이후 정부, 서울시는 즉각 보조금 환수 관련 논의 절차를 밟는 중이다.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은 감사원에 "정의연대, 정대협의 보조금을 환수해달라"는 감사청구서를 접수했다.


정의연대 "회계 부정이 아닌 게 증명"...檢 "현행법상 처벌 규정 없어"


검찰은 정의연대의 국세청 공시 누락 등 불투명한 회계 문제에 대해선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에 정의연대는 "회계 부정이 아닌 게 증명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검찰은 해당 의혹을 재판에 넘기지 않은 이유에 대해 "국세청 홈택스 허위공시 및 누락에 대해 현행법상 처벌 규정이 없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검찰은 이례적으로 공익법인의 부실 회계 공시에 대한 처벌 규정 입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검찰은 "정대협, 정의연대의 홈택스 공시내용이 부실하거나 사실과 달라 많은 의혹이 제기됐는데 이러한 부실공시는 처벌 규정이 없는 점에 기인하는 점도 있다고 보인다"며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의 공익법인에 대해 부실공시에 대한 제재 강화 등 관련 법제도 개선을 법무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할머니 직접 지원 안했더라도...檢 "횡령 아냐"


그동안 정의연대·정대협은 기부금을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직접적으로 쓰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때문에 이들이 기부금을 빼돌려 다른 용도로 사용한 것 아니냐는 횡령 의혹도 제기됐다. 하지만 검찰은 "정의연대 기부금 모금은 생존자 복지지원 사업뿐만 아니라 수요시위 연구조사교육사업, 국내외연대사업, 장학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위해 모금하는 것"이라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직접 지원 사업에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 이를 횡령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윤 의원 딸 미국 유학비 2억8000만원..."신고 안 된 부수입 있다"


윤 의원의 딸이 미국 유학을 할 당시 윤 의원 부부의 연 수입은 약 5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수입으로는 연간 1억원에 가까운 유학자금을 댈 수 없기 때문에 정 의원이 정의연대나 정대협 자금을 빼돌려 유학자금으로 사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많았다.

하지만 검찰은 이 의혹에 대해서도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불기소이유서에 따르면 검찰은 윤 의원 부부의 계좌를 추적한 결과 윤 의원 딸의 유학자금은 약 2억8000만원이 소요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중 남편 김삼석 씨의 형사보상금, 손해배상금으로 약 5700만원이 충당됐다. 나머지 2억2000만원 가량은 윤 의원 부부와 여동생 계좌에서 지출됐다. 검찰은 "이러한 자금들과 정대협·정의연대 자금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는다"며 횡령 혐의는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검찰이 불기소를 하면서 "윤미향 본인의 급여소득, 강연 등 기타 부수입과 배우자가 운영하는 신문사의 광고료 등 각종 수입을 종합하면 실제 가계 수입은 신고된 부부의 연수입보다 많았다"고 밝힌 부분에 대해서는 윤 의원 측이 명쾌하게 해명을 하지 않아 일부 문제제기가 되고 있다.

지난 5월11일 기자회견에서 한경희 정의연대 사무총장은 "윤미향 대표는 굉장히 적은 인건비로 활동을 30년간 지속했다"며 "본인의 월급에서도 전국을 다니면서 했던 수십차례의 강연에서 강연비 전액을 정의기억연대에 기부한 사람"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남편 김씨가 대표로 있는 수원시민신문에 홍보사업비로 2016년 600만원, 2017년 780만원, 2018년 2960만원, 2019년 2500만원을 지출하는 등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도 있었다. 하지만 검찰에 따르면 정대협은 수원시민신문 외 3개 업체로부터 견적서를 받아 제시금액이 가장 저렴한 수원시민신문을 선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남편 김씨가 지난 2012년 10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수원시민신문에 '김영아'라는 허위 인물명의의 기사를 수차례 게재했다는 의혹(사문서위조·업무방해)에 대해서도 김 기자가 실제로 아르바이트식으로 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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