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쇼핑' 논란에 휩싸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사퇴 요구가 당내에서 처음으로 제기됐다. 사퇴 요구를 제기한 사람은 김 전 대통령 비서 출신인 김한정 민주당 의원(경기 남양주을)이다. 재선 의원인 김한정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이 야당이던 민주당 총재 시절 공보비서를 거쳐 집권 후 청와대에서 제1부속실 실장을 역임했던 '정통 DJ 인맥'이다. 이런 김한정 의원이 김홍걸 의원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것과 관련해 집권 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싸늘한 시각을 의식해 사실상 총대를 멨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한정 의원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다리면 피할 수 있는 소나기가 아니다. 김홍걸 의원이 결단을 내리기 바란다"며 사실상 자진 탈당을 촉구했다. 김홍걸 의원은 비례대표로 선출된 만큼 자의로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김한정 의원은 "가장 곤혹스러운 일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를 존경하고 따르던 많은 분들의 실망과 원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김한정 의원은 "(오늘 아침 신문) 칼럼 내용에 언급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나"라고 언급했다. 해당 칼럼은 "김 전 대통령의 아들 셋이 잇따라 연루된 이른바 '홍삼 트리오' 사건 때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나라 밖에 머물던 김홍걸 의원을 비밀리에 찾아갔다"는 대목이 나온다. 그는 김홍걸 의원이 "액수는 차이가 있지만 수차례 돈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청탁을 들어준 일은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를 당시 김대중 대통령에게 보고하자 "대통령의 낙담과 충격의 모습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속이 타던 여사님은 눈물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또 김한정 의원은 "지금 김홍걸 의원이 처한 사정에 대해 변호하고 옹호할 수 없는 상황이 한탄스럽다"며 "집을 여러 채 구입했는데 납득할 설명을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김 전 대통령 아들인 만큼 의원들도 이 사안에 대해 말을 꺼내기 조심스럽다"면서도 "김한정 의원의 페이스북 글이 당내 분위기를 반영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그동안 민주당 의원들은 문제의식을 공유하면서도 당내 존경을 받는 김 전 대통령 아들인 김홍걸 의원을 겨냥한 언급을 아껴왔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6일 이스타항공 대량 정리해고 논란에 휩싸인 이상직 의원과 재산신고 누락·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김홍걸 의원 문제를 이날 구성한 당 윤리감찰단에서 조사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김홍걸 의원은 지난 21대 총선 비례대표 후보 등록 당시 10억원대 분양권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재산신고 누락에 이어 2016년 연달아 주택 3채를 구입했다는 의혹 등으로 민주당 윤리감찰단에 회부됐다.
민주당 내부에선 최근 악화되고 있는 부동산 민심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김홍걸 의원에 대해 추석 연휴 전에 출당, 징계, 사퇴 등 여러 조치 중 결론을 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최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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