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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오전엔 장군, 오후엔 장관… 서욱의 바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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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대에서 전역식 후 용산 국방부서 취임식

35년 만에 군복 벗고 양복 입자마자 장관 돼

세계일보

서욱 신임 국방부 장관이 1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취임식을 갖는 모습. 뉴스1


‘장군에서 장관으로.’

서욱 신임 국방부 장관에게 2020년 9월 18일은 평생 잊지 못할 하루로 남을 듯하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현역 군인 신분의 육군참모총장(대장)이었던 그는 전역식을 갖고 민간인이 되자마자 문재인정부의 국방장관에 취임했다.

문 대통령 입장에선 ‘국방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을 기용한다’라는 적재적소 원칙을 지킨 것이겠으나, 군의 정치적 중립을 위해서라도 현직 군인의 국방장관 기용은 자제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흘러나온다.

서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 장관 취임식을 가졌다. 그는 취임사에서 굳건한 한·미동맹과 북한 비핵화를 강조했다.

서 장관은 먼저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시대적 요구인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며 “한국군의 핵심 군사 능력을 포함해 그동안 축적해 온 우리 군의 능력을 정밀히 평가해 전환 조건을 조기에 충족시킬 것”이라고 말해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한·미동맹이 굳건하게 유지돼야 함을 강조했다.

이어 “확고한 국방태세를 확립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뒷받침하겠다”고 덧붙였다. 우리 군사력으로 북한을 압도함으로써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 하여금 핵무기를 보유할 엄두도 내지 못하게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복무 시절 ‘황제휴가’ 의혹과 관련해 국회 인사청문회 때부터 곤욕을 치른 서 장관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함께하는 군이 돼야 한다”며 “큰일을 이뤄내기 위해서 모든 사람이 한마음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줄탁동시’의 마음이 있다면 많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서욱 신임 국방부 장관이 18일 장관 취임식에서 앞서 충남 계룡 육군본부에서 참모총장 이임식 및 전역식을 갖는 모습. 뉴스1


서 장관은 이날 참으로 바쁜 하루를 보냈다. 취임식에 앞서 서울과 제법 떨어진 충남 계룡 육군본부에서 35년의 군생활을 마무리하는 전역식부터 가졌다. 1985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그는 지난해 별 넷, 대장으로 진급해 육참총장을 맡아왔다. 마침내 이날 군복을 벗고 민간인 신분으로 바뀐 것이다.

일각에선 ‘오늘 아침까지 군인이고 장군이던 사람이 낮에는 장관이 되는 건 좀 지나치지 않은가’ 하는 이견을 제기한다. 군의 정치적 중립을 확립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례로 미국의 경우는 군인 출신 인사는 전역 후 상당한 기간이 경과해야만 장관 등 국방부 고위직에 임명될 수 있다.

물론 반론도 만만찮다. ‘군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국방장관이 돼야 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지금 현재 한국군 전력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육군의 참모총장만큼 우리 군을 잘 아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한 예비역 장교 역시 “각종 국방 현안을 이미 꿰고 있어 취임 후 곧장 자신있게 업무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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