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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펜스 前고문 "트럼프, 재선 위해 코로나19 무시…바이든 찍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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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월 중순 코로나19 대유행 보고 받고도 대선 고려 무시

"역겨운 이와 악수 안할 수 있어, 코로나19 좋은 것 일수도" 발언

트럼프 "하급자 중 하나, 전혀 몰라…사람들이 트럼프 비방 강요"

뉴시스

[서울=뉴시스]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의 고문을 지냈고 백악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에 근무했던 올리비아 트로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가 혐오스러운 사람들과 악수해야 하는 것을 막아줄 수 있기 때문에 좋은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었다"고 밝혔다. <사진 출처 : 트위터> 202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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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백악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반(TF) 출신 인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대신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공개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도 경제와 재선을 위해 인명을 무시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이유에서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CNN 등에 따르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국가안보고문 겸 백악관 코로나19 TF 선임 직원이었던 올리비아 트루아는 이날 반(反)트럼프 단체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공화당 유권자'가 공개한 동영상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트럼프를 위해 일하는 것은 무서운 일"이라며 "그는 바이러스(코로나19)로부터 국가를 보호하는 것보다 자신의 재선 가능성에 더 신경을 썼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사실 자기 자신 이외에는 다른 사람을 고려하지 않는다"고도 비난했다.

트루아는 "우리는 지난 2월 중순 이전 코로나19 대유행이 시간 문제라는 사실을 알았다"며 "하지만 대통령은 그 말을 듣지 않았다. 왜냐면 그의 가장 큰 관심사는 올해 대선이었고 그것(대유행)이 재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트루아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TF 회의에서 "코로나19는 좋은 것일 수 있다. 나는 사람들과 악수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역겨운 사람들과 약수하고 싶지 않다"고 발언했다고도 폭로했다.

그는 "역겨운 사람들은 트럼프가 가장 신경 쓴다고 주장했던 이들과 같은 사람들"이라면서 "만약 대통령이 바이러스를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면, 그것(바이러스)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리려고 했다면, 바이러스 확산을 늦추려고 노력했다면 다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비난했다.

트루아는 7월말 퇴직할 때까지 부통령실에서 2년간 국가안보·대테러 업무를 맡았다. 현재는 반트럼프 단체인 공화당 정치개혁모임(REPAIR)에 가입해 연임 저지 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는 지난 2~7월까지 코로나19 TF 활동에 큰 역할을 맡았다고 주장했다. WP는 실제 트루아가 펜스 부통령 주변에 앉아 있는 모습이 다수 포착됐다고 부연했다.

트루아는 진성 공화당원이지만 2016년 대선때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표를 주지는 않았다면서 펜스 부통령 등을 존중했기 때문에 백악관에서 근무했다고 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직 보좌관(aides)에게 받는 비난의 정도는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유례가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해온 전직 보좌관 일부가 다른 동료들에게 동참을 압박하고 있다면서 재선 가도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PAIR만 해도 트루아 이외 앤서니 스카라무치 전(前) 백악관 공보국장, 엘리자베스 노이만 전 국토안보부 차관보 등 전직 트럼프 행정부 고문 20여명이 가입했다. 다만 이 단체 측은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지만 바이든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 측은 트루아의 과거 역할을 축소하며 평가절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는 부통령을 위해 일했다. 하급자 중 하나로 코로나19 TF에 있었다"며 트루아를 알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트루아가 백악관을 떠나면서 코로나19 TF를 찬양하는 서한을 남겼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가 누군지 알지 못한다. 내가 기억하는 한 그를 만난 적이 없다"며 "그는 나를 모른다. 그는 그저 (백악관을) 떠나는 사람 중 하나일 뿐이다. CNN도 WP도 (나에 대해) 부정적인 얘기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내가 아는 한 그는 행정부를 찬양하는 아름다운 편지를 남겼다"며 "그러나 사람들은 그를 붙잡고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 나쁜 얘기를 하자'고 말한다"고 강조했다.

펜스 부통령실은 지난 7월23일 트루아가 백악관을 떠나면서 작성한 전자우편을 공개했다. 트루아는 이 편지에서 펜스 부통령이 수장인 코로나19 TF 구성원들이 올바른 일을 하기 위해 헌신하고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펜스 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인 키스 켈로그 중장은 이날 성명에서 "트루아는 내게 직접 보고를 했다"면서 "그는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지휘계통에 있는 그 누구에게도 우려를 표시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고 지적했다.

펜스 부통령은 트루아의 발언에 대해 논평 요청을 받고 "그의 발언을 자세히 읽어보지는 못했다"면서도 "대선 기간 동안 정치를 하기로 결정한, 불만이 많은 직원이 한명 더 있는 것처럼 들린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내 직원이 트루아가 백악관 코로나19 TF에서 활동하는 동안 그와 같은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지적한 것 같다"면서 "나는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일과 트럼프 대통령이 제공한 지도력이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주드 디어 백악관 부대변인은 "불만스러운 전직 직원(트루아)는 직원용 공간에서 코로나19 TF를 지켜보는 것 이외에 대통령과 비공개 회의에 참여한 적이 한번도 없다"며 "그의 주장은 현실적 근거가 전혀 없고 완전히 틀렸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ronn10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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