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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가 신체의 일부처럼 느껴지나요?'...코로나가 바꾼 우리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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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영 기자]

[문화뉴스 MHN 이한영 기자] 얼마 전 식당에서 재미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앞자리에 앉아있던 학생이 마스크를 내리지도 않고 물을 마시려 마스크에 물을 부은 것이다. 어푸어푸하는 학생의 모습에 실소를 금치 못했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까웠다. 얼마나 마스크가 익숙했으면 신체 일부처럼 느껴 벗을 생각도 못하고 물을 마시려던 것일까?


2020년 2월 20일 한국에서 첫 번째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2020년 9월 18일 기준 22,783명의 누적확진자가 발생했다. 8개월에 육박하는 긴 시간동안 사람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했다. 습관을 바꾸는 것도 한 달이면 충분한데, 그에 8배에 해당하는 긴 시간동안 우리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코로나19가 바꾼 우리의 일상에 대해 살펴보자.



▶ 홈족의 확산: 우리는 집에서 취미생활을 합니다!


지난 3,4월 '달고나 커피'가 SNS를 타고 열풍을 일으켰다. 달고나 커피는 400번 가량 저어서 만들어진다는 커피로 유명세를 탔고,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SNS를 통해 각자의 레시피와 방법, 완성본을 공개했다. 9월 현재 달고나 커피의 인기는 사그라들었지만 이 유행을 통해 확산된 '홈카페'의 인기는 다른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홈카페는 카페에서만 느낄 수 있던 그 분위기를 집에서 재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감성적인 컵과 식탁보, 분위기 있는 음악 등으로 집을 카페로 변화시키는 것, 그것이 홈카페의 정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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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카페는 코로나19 속 사회적 거리두기의 지지를 받아 홈캉스의 형태로 발전했다. 집캉스라고도 불리는 홈캉스는 집을 하나의 휴양지로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꾸미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집은 산 속 캠핑장이 되기도 하고, 푸른 바다를 연상케하는 해변이 되기도 한다. 사람들은 그렇게 여행온 것 같은 분위기 속에서 바베큐 파티를 하고 와인을 마시며 휴가를 즐긴다.


이들과 비슷한 계열의 문화로 홈트레이닝(이하 홈트)도 있다. 홈트는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문을 닫은 헬스장 대신에 집에서 운동하기 시작하면서 발전했다. 사람들은 집에서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수많은 영상을 보고 따라하며 운동하기만 하면 된다. '집'에서 '무료'로 '개인 트레이너'에게 훈련받을 수 있는 홈트는 최근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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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카페, 홈캉스, 홈트 등 홈족의 확산은 SNS의 발달에 크게 의존한다. 이쁘게 꾸민 집을 SNS를 통해 업로드하고 SNS를 통해 운동하는 동영상을 찾는다. SNS의 발달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서도 사람들이 취미를 즐기고, 연결될 수 있게 했다.



▶ 비대면 모임의 증가: 꼭 대면으로 만나야 모이는 건가요?


온라인을 통한 사람들의 연결은 단순히 취미생활을 즐기는 것을 넘어 모임을 이루기까지 했다. 크고 작은 회의가 비대면으로 행해지기 시작했다. ZOOM, 스카이프 등 온라인 화상 채팅을 이용해 비대면으로 사람들은 모였다. 모바일 시장 분석 앱에이프(App Ape)의 조사에 따르면 2020년 1월 이후 Zoom 앱의 사용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회의를 하기 위해 사람들은 더이상 모일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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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수 추이(19.01~20.05) 안드로이드+iOS 합산 추정치
그림 출처 = 모바일 시장 분석 서비스 앱에이프(App Ape)Z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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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채팅 어플을 이용한 모임은 회의의 기능을 할 뿐만 아니라 친목 모임을 하는 데에도 사용된다. 9월 초 대학교들이 개강하면서 몇 학교에서는 화상채팅 어플을 통한 비대면 개강파티를 진행했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5 단계로 인해 식당과 술집이 문을 닫고 모임이 금지되었기 때문이다.


기술의 발달과 질병의 확산이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비대면 문화를 양산했다. 바이러스 종식 이후에도 화상 채팅을 이용해 회의를 하겠다는 사람도 많다.



▶ 온라인 공연의 보편화: 방구석 1열이 정답이었다!


직접 콘서트장에 가지 않고 집에서 온라인으로 공연을 관람한다는 뜻의 '방구석 1열'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있던 단어였다. 기존에는 콘서트장에 가지 못하게 된 사람들이 자조적으로 사용하던 단어였지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대다수의 공연이 취소되면서 '방구석 1열'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것은 보편화되었다.


방역 지침에 따라 한 곳에 모이지 않도록 공연자는 온라인으로 공연을 송출하고, 관객은 '방구석 1열'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문화가 보편화되었다. 지난 3월에 시작한 SBS 프로그램 '트롯신이 떴다'와 같은 프로그램은 이를 콘텐츠로 활용하기도 했는데, 랜선 심사위원을 프로그램에 배치한 것이다. 기존 경연 프로그램에서 현장의 관객이 공연을 평가한 것처럼 온라인 생중개로 공영을 관람한 관객이 공연자를 평가하도록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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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SBS 트롯신이 떴다'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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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 오케스트라와 같이 다수의 공연자가 함께하는 형식의 공연은 관객 뿐아니라 공연자간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였다. 비대면으로 합을 맞추며 공연을 해 온라인으로 송출한 것이다. 네덜란드 오케스트라 로테르담 필하모닉(Rotterdams Philharmonisch Orkest)은 단원들이 각자의 집에서 연주해 베토벤 교향곡 제 9번 (Beethoven Symphony No. 9)을 완성하는 영상을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해당 영상은 290만 조회수를 기록하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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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Rotterdams Philharmonisch Orkest 유튜브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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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비대면 공연의 확산에 집을 공연장처럼 꾸미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PMA는 빔프로젝터 시장이 지난해 102만대 규모에서 2024년까지 두배 이상의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관측했다.


코로나19는 2020년 전반에 걸쳐 확산중이다. 바이러스의 확산이라는 독특한 환경이 만든 문화 양식은 바이러스 종식 이후에도 존재할 것이다. 기술의 발달이 이를 가능하게 할 것이고, 비대면이라는 형식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이를 따라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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