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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무죄·무죄, 4번째 무죄… “이래도 사법농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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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직권남용도, 수사 기밀 누설도 없었다”

윤석열·한동훈 수사 이끌어… “책임 물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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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이태종 전 서울서부지법원장이 취재진 앞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의 이른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사건으로 기소된 이태종 전 서울서부지법원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로써 이 사건과 관련해 수사를 받고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법관 중 6명이 줄줄이 무죄가 선고됐으며 아직까지 유죄를 선고받은 이는 단 한 명도 없다. 당시 수사 지휘부는 서울중앙지검 윤석열 검사장(현 검찰총장)과 한동훈 3차장검사(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였는데, 법원 안팎에선 이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성난 목소리가 들려온다.

◆법원 “직권남용도, 수사 기밀 누설도 없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부(부장판사 김래니)는 18일 직권남용 및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이태종 전 법원장 사건 1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이 전 법원장이 받고 있는 혐의는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6년 10∼11월 당시 서울서부지법 집행관 사무소 직원들의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압수수색 등 영장 사본을 입수,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보고함으로써 수사 기밀을 누설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서부지법 사무국장 등에게 “영장 사본 등을 신속히 입수하고 그 내용을 확인해 보고하라”는 부당한 지시를 했다는 대목에 대해선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전 법원장이 수사 확대를 저지할 목적을 갖지 않았고, 실제로 직원들에게 수사 기밀을 취득하라고 지시한 사실도 없다”며 직권남용 및 수사 기밀 누설 혐의에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선고 후 이 전 법원장은 “올바른 판단을 해 주신 재판부께 감사드린다”며 “30년 넘게 일선 법원에서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재판해 온 한 법관의 훼손된 명예가 조금이나마 회복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굳이 ‘조금이나마 회복’이란 표현을 택한 건 앞으로 항소심과 상고심이 남아 있음을 의식한 처신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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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전경. 세계일보 자료사진


◆윤석열·한동훈 수사 이끌어… “책임 물어야”

이로써 2018∼2019년 ‘양승태 사법부’의 각종 비리 의혹을 수사한 검찰이 기소한 전현직 판사들 중 현재까지 6명이 무죄 선고의 기쁨을 맛보게 됐다. 이 전 법원장에 앞서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신광렬·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 임성근 부장판사 등 3건의 관련 사건에서 모두 5명이 무죄가 선고된 바 있다.

자연히 법원 안팎에선 ‘검찰이 도대체 무엇을 한 것이냐’ 하는 분노가 들끓고 있다. 2018년 당시 윤석열 검사장과 한동훈 3차장검사가 이끌던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하루가 멀다 하고 법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판사들을 소환조사했다. 그 결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구속되고 전직 대법관부터 지법 부장판사까지 다양한 직급의 판사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잇따르는 무죄 선고에 ‘애초 검찰 수사가 잘못된 것’이란 지적이 빗발치는 모양새다.

수사를 이끈 윤 검사장은 현재 검찰총장이고, 한 차장검사는 검사장으로 승진해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맡고 있다. 이날 1심 무죄 선고를 받은 이태종 전 법원장은 “그간 재판 과정에서 ‘검찰권 남용’ 등을 항변했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는 등 일단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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