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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0조 믿고 맡기겠나? 국민연금 운용역 대마초 충격 '기강해이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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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운용본부 운용역 4명 대마초 투약 혐의 입건…"전원 해임"

끊이지 않는 잡음…"기금운용 위험 높이는 요인, 내부 통제 강화해야"

뉴스1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2017.3.7/뉴스1 © News1 문요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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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이정민 기자 = 국민 노후자금 750조원을 굴리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운용역 4명이 대마초를 투약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되면서 국민연금의 기강해이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연금에 수백조원의 노후자금을 믿고 맡길 수 있겠느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18일 국민연금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마약류관리법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기금운용본부 대체투자실에 근무하는 책임운용역 A씨와 전문운용역 3명 등 총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이들의 대마초 흡입 여부를 확인하고자 모발을 채취해 검사를 의뢰한 상태다. 검사 결과는 1~2주 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진행한 소변 검사에서는 음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기금운용본부는 지난 7월 대마초 투약 혐의를 받는 이들 직원을 자체 적발해 업무에서 즉시 배제하고 관할 경찰서에 고발 조치했다. 국민연금은 최근 내부 감사를 진행하고 사안의 엄중함을 고려해 이들을 전원 해임 조치했다.

이번 사건은 국민연금이 국민의 노후자금 수백조원을 운용하는 기관이라는 점에서 충격을 던지고 있다. 국민 노후자금 관리 부실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기금은 총 752조2000억원이다. 대마초 투약 혐의를 받는 이들이 근무하던 대체투자 부문의 기금 규모만 약 90조원에 달한다. 직원 일부의 일탈이라고 하지만 이같은 위법행위가 수백조원을 굴리는 기금의 운용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연금의 기강 해이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7년 기금운용본부 퇴직예정자 3명이 프로젝트 투자 자료 등 투자 기밀정보를 외부로 전송했다가 적발되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기금운용본부는 이같은 사실을 알고도 이사장이나 감사에 즉각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키웠다.

2018년에는 기금운용본부 직원 100여명이 5년 동안 해외 위탁운용사로부터 8억5000만원에 가까운 돈을 받아 해외 연수에 다녀온 사실이 적발됐다. 기금운용본부 직원 114명은 직무 관련자로부터 대가성 여부를 불문하고 어떠한 금품도 받을 수 없음에도 해외 위탁운용사 18곳으로부터 숙박비와 식비, 교통비, 항공료 등의 국외 연수 비용을 지원받았다.

이밖에 지난 2011년 직원들이 증권사와 결탁해 불공정 거래를 한 사실이 드러나 기금운용본부의 핵심 보직자 상당수가 물갈이 됐고 2013년 기금운용본부 직원이 자산운용사 대표에게 중기자산배분 내용을 담은 계획서를 유출해 징계를 받기도 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논란도 최근 감사원 감사를 통해 밝혀졌다.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에 따르지 않고 일관성 없이 임원 선임에 반대 의견을 내는 등 의결권을 행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장기 재정목표도 설정하지 않아 장기적인 재정안정을 달성할 수 있는지도 평가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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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운용본부의 인력 부족 문제도 꾸준히 지적되는 사안이다. 기금운용본부는 지난 2017년 전북 전주시로 이전한 이후 우수 인력이 지속적으로 이탈하면서 만성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인력 이탈은 물론 기금운용본부 적립금 규모가 커지는 것에 비해 운용역 등 정원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기금운용본부가 전문인력 채용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고 하지만 지난해 기금운용본부 자산운용전문가 21명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16명만이 채용되는데 그쳤다. 퇴사자 행렬도 계속되고 있다. 한해 10명 남짓이던 퇴사자는 지난 2017년 20명, 2018년 34명, 2019년 20명에 달했다.

특히 이번 대마초 사건은 국민연금의 수장이 공백이었던 상황에서 발생해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지난 1월 이사장이던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결정하면서 7개월 가량 공석으로 남아있었다. 박정배 기획이사가 대행직을 수행하다 지난달 31일에야 김용진 전 기획재정경제부 2차관이 국민연금 이사장으로 임명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포함해 국민연금의 일련의 사태는 수백조원 상당 연금의 운용 위험을 높이는 요소라고 지적한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직원들의 일탈 등의 행위는 기금 운용에 있어 운용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수백조원을 굴리는 조직에서 운용 위험이 예상치 못한 요인에 따라 높아지는 것은 기금의 평판 등에도 좋을 것이 없다"고 했다. 또 "결국은 내부 통제를 강화해야 하는데, 기존에 마련된 준법감시 등 시스템적인 부분을 더욱 강화하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일상적인 윤리교육을 시행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jung907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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