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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하루 확진자 유럽 최저, ‘집단 면역’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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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명당 사망자는 노르웨이, 덴마크의 10배

누적 사망자는 5800명 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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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자모양의 인체 면역단백질인 항체. 코로나 바이러스에 결합해 인체 감염을 막고 다른 면역세포의 공격을 유도한다. 세계보건기구는 전체 인구의 70%가 코로나 항체를 가지고 있으면 '집단 면역'이 형성돼 코로나 유행을 멈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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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스웨덴 일일 확진자 수는 6월 1000명대에서 8월 200명대로 떨어진 뒤 9월 첫 주 평균 108명으로 계속 하락세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에 따르면 15일 기준 스웨덴에서 지난 14일간의 인구 10만명당 누적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22.2명이었다. 이는 스페인 279명, 프랑스 158.5명, 체코 118명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치다. ECDC에 따르면 유럽연합(EU)과 유럽경제지역(EEA), 영국 등 유럽 31개국 가운데 22개 국가가 스웨덴보다 10만명당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치가 높은 상태다.

이에 스웨덴의 소위 ‘집단 면역'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일각으로부터 나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집단 구성원의 항체 보유율이 70%를 넘으면 ‘집단 면역(herd immunity)’ 효과를 통해 코로나 유행을 막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항체를 보유한 사람은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기 때문에 대다수 사람이 항체를 갖고 있으면 코로나 유행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감염병 전문가들은 “백신을 통해 한 번 형성된 항체가 10개월 이상 지속되면 집단 면역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스웨덴은 그동안 국내 언론 등을 통해 이런 집단 면역을 실험하는 국가로 알려져왔다. 스웨덴 보건 당국에서 공식적으로 ‘집단 면역'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코로나 확산 초기 봉쇄(lock down)에 들어간 유럽 국가들과 달리 상대적으로 느슨한 방역 지침을 지켰기 때문이다. 식당·카페 영업을 허용했고, 이동 금지령도 내리지 않았다. 이에 ‘집단 면역’ 실험을 시도한 첫 국가라는 평가가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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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수도 스톡홀름 야외 공원에서 사람들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스웨덴은 봉쇄 조치를 택하지 않았지만 최근 코로나 유행이 크게 잦아들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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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럽에서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스웨덴에서는 인구대비 확진자가 다른 국가만큼 늘어나지 않고 안정적으로 관리되면서 다시 한 번 ‘집단 면역’이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자연적 집단 면역 전략은 효과가 적다는 것이 전문가들 분석이다. 오명돈 서울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연적으로 집단 면역이 형성돼 감염병이 종식된 사례는 없다”고 했다. 또 최근 들어 코로나 재감염 사례가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항체 보유 기간도 10개월에 한참 못 미치는 3개월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백신이 나오기 전에는 집단 면역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란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스웨덴은 봉쇄를 안 하고 버텼는데 현재까지 인구 1000만 명 중 약 6000명이 죽었다. 한국이 그 모델로 가면 3만 명이 죽는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했다. 스웨덴은 코로나 발생 이후 현재까지 인구 100만명당 누적 확진자와 누적 사망자가 비율이 유럽 최고 수준인 국가다.

현재 스웨덴이 유럽의 코로나 환자 급증세를 피하고 있지만 그 원인은 집단 면역이 아닌 ‘지속 가능한 거리두기’ 덕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스웨덴은 50명 이상의 집합을 금지한 상태이며, 70대 이상 고위험군은 자가격리에 들어가도록 권유하고 있는 상태다.

스웨덴 코로나 방역 책임자 안데르스 텡넬 스웨덴 공공보건청장은 지난 11일 방송사 프랑스 24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 사태에 장기전으로 대비한 지속가능한 방역 전략이 차이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웨덴은 의료체계가 코로나 사태를 감당할 수 있도록 장기적 관점에서 대처해왔다”면서 “봉쇄했다 풀고 다시 유행하면 봉쇄하는 전략보다 오랜 기간 유지할 수 있는 방역 전략을 유지해 왔다"고 말했다.

[양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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