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사진)이 '해임될 이유가 없다'며 국토부에 전면 반박하고 나섰다. /이새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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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사장 "사퇴 거부하자 해임안 추진"…법적 대응 의사도 밝혀
[더팩트|한예주 기자] 정부가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 대한 해임 절차에 들어간 가운데, 구 사장은 공개 기자회견을 열고 '해임될 이유가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국토교통부 고위 관계자의 자진 사퇴 요구를 거부한 직후 해임 절차가 시작됐다고 밝혀 논란이 커지는 중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가 구 사장 해임을 추진하는 사실이 알려진 지난 16일 그는 인천국제공항 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해임 사유를 납득할 수 없기 때문에 자리에서 물러날 뜻이 없다"고 말했다.
구 사장은 "이달 초 국토부 고위관계자가 해임건의안 제출에 앞서 감사 결과에 따른 것이라며 자진 사퇴를 요구해 거부했다"면서 "비정규직 보안검색요원의 정규직 전환 등 현안을 해결한 뒤 내년에 물러나겠다는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국토부가 이를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토부는 구 사장에 대한 감사 결과, 부적절한 처신이 발견됐다며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운영위원회에 해임을 건의한 상태다. 국토부의 해임 건의 사유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당시 태풍 부실대응과 행적 허위보고, 기관 인사운영의 공정성 훼손 등이다.
우선 지난해 10월 태풍 '미탁'이 북상할 때의 행적 논란이다. 당시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었지만 국회는 태풍 관련 현장 대응이 중요하다며 공공기관 기관장들이 국감장을 떠나도록 했다. 하지만 당일 구 사장이 인천공항 주변이 아닌 경기 안양의 자택 부근 식당에서 법인카드로 23만 원을 사용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대해 구 사장은 "지난해 국회에서 '이미 태풍 기상특보가 해제된 상태여서 비상근무 대신 대기 상태로 있었다'고 설명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그날 인천공항을 벗어나 자택 인근 식당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했지만 다음 날 다시 현금으로 처리해 소명이 끝난 사안이라 해임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구 사장이 '인국공 사태'를 해결하지 못해 해임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이 지난달 1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천로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투명하고 공정한 정규직 전환 촉구 문화제'를 개최하고 있는 모습. /이덕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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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인사와 관련해서도 구 사장은 직원들의 반발을 샀다. 구 사장은 인사의 공정성 문제를 지적한 한 직원의 사내 메일 발송에 대해 "CEO의 인사권을 조롱하고 인격을 모독했다"며 해당 직원을 직위해제했다.
여기에 대해서도 구 사장은 "인사를 비판한 직원을 직위해제한 것은 공기업 사장의 인사재량권에 해당되는 것으로 해임의 중대한 사유로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구 사장은 국토부의 해임 사유와 관련 최근 불거진 보안검색직원의 직접고용 사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른바 '인국공 사태'로 불리는 이번 사건은 보안검색직원의 정규직 전환을 놓고 노조와 청년 취업준비생들이 '불공정 채용'이라며 반발했다.
그는 "정규직 전환 발표 당시 노조가 길을 막고 몸을 압박해 3개월간 통원 치료도 받았는데 관계기관에서는 격려나 위로도 없이 해임한다고 한다"며 섭섭한 감정을 드러냈다. 구 사장은 노조집행부 5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이어 "인사철이 되면 노조위원장이 찾아와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된다며 인사 청탁을 했다. 처음 두 번 정도는 참고했는데 인사 혁신을 통해 들어주지 않자 반발하는 것 같다"면서 "공사에는 너무 훌륭한 인재만 모이다 보니 그들만의 세계에 아무도 접근 못하게 성벽을 쌓고 이질적인 보안검색 직원의 직고용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업계 안팎에선 인국공 사태가 부당 해고 논란 등으로까지 번지자 구 사장이 정부로부터 '토사구팽'을 당하는 것이라는 추측이 확산되고 있다.
구 사장의 해임안이 상정되는 공공기관 운영위원회는 오는 24일 열릴 예정이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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