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LG화학 `배터리 세계1위` 자신감…"분사후 상장통해 실탄 마련"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LG화학의 배터리 부문 분사는 오래된 이슈다. 배터리 사업 부문을 분사해 상장할 것이라는 예측이 꾸준히 제기돼 왔고, 업계 관심 또한 높았다. 최근 세계 전기차 배터리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LG화학이 세계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 1위에 등극하고, 이에 따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러브콜이 이어지면서 분사설은 기정사실화됐다.

16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코로나19로 인한 단기 실적 악화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분사 결정을 보류했으나 지난 2분기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흑자를 달성하자 분위기가 반전됐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가 올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배터리 사업 분사와 관련해 사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언급하면서 잠잠해졌던 배터리 사업 부문 분사설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LG화학이 분사를 결정한 것은 '실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급격히 성장하는 전기차 배터리시장에 맞는 생산 규모를 갖추기 위해서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신속하게 대규모 투자자금을 유치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전기차 배터리시장은 연평균 25% 성장 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388억달러 규모였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시장 규모는 2025년 1600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지난 7월 31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전기차시장의 성장세 및 수주잔액을 고려했을 때 매년 30% 이상씩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며 매출은 올해 9조원에서 내년 16조원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24년에는 배터리 분야에서만 30조원 이상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는 목표치도 제시했다.

이 같은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배터리 사업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은 올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 24.6% 점유율을 기록하며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중국 CATL과 일본 파나소닉은 각각 23.4%와 20.4% 점유율로 2위, 3위에 올랐다. CATL과 파나소닉 등 LG화학을 뒤쫓는 추격자들은 공장 증설, 사업 확대 등 선두 탈환을 위한 대규모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화학 역시 올해 말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연간 100GWh로 늘리고, 오는 2022년에는 두 배가 넘는 220GWh로 확대할 계획이다. 설비 증설에 올 상반기에만 1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입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를 펼치고 있다.

문제는 LG화학이 투자 금액 중 상당 부분을 석유화학 등 기존 사업 분야에서 남긴 이윤에 의존해 왔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기존 방식으로는 향후 계획된 투자를 집행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배터리 사업을 분사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기업가치에 대한 자신감이 커진 것도 분사를 결정한 배경으로 꼽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상반기 41만대 전기차가 판매되며 세계 최대 전기차시장으로 부상한 유럽에서 생산량 기준 70%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유럽 전기차시장의 급격한 성장은 LG화학이 CATL을 넘어 세계 1위 배터리 기업으로 등극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유럽은 유럽연합(EU)의 친환경 정책에 따라 프랑스, 독일 등 각국이 앞다퉈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강화하고 있어 LG화학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LG화학이 중국시장에서 속수무책인 것도 아니다. 외신에 따르면 LG화학은 중국 난징공장에서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해 테슬라의 '모델3'에 공급하고 있다. 모델3는 지난달 중국 전기차시장에서 11.8%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판매 1위에 오른 모델이다.

브랜드별로는 지난달 상하이GM이 1만8000대, BYD가 1만4000대, 테슬라가 1만2000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지난달 들어 중국 전기차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41% 상승한 10만대 판매량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유럽시장과 반등한 중국시장 모두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성공적으로 영위하는 데 힘이 되고 있는 셈이다.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도 LG화학이 분사를 서두르는 이유다. LG화학의 배터리 기술은 다른 업체에 비해 한 발 더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글로벌 배터리 기업들은 양극재에 니켈 함량을 끌어올린 하이니켈 배터리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니켈 함량이 높아질수록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면서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노현 기자 / 최근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