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융자 급증뿐 아니라 지난달에 이어 이번달에도 폭증세를 보이는 은행권 신용대출도 빚투와 무관치 않다. 이나 저나 빚투가 걱정스러워지는 대목이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급락했던 증시가 빠르게 회복하자 빚투는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을 정도로 증시에 돈이 몰리고 있다. 주식에서 재미를 본 사람이 늘자 ‘동학개미’에 이어 국내주식은 물론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직장인이나 2030세대까지 빚투광풍이 불고 있다.
주식시장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에서 보듯 언제든 큰 폭의 조정이 일어날 수 있는 시장이다. 지난 3일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가 하루 만에 5% 급락하자 강세장에서 갑자기 증시가 붕괴하는 ‘민스크 모멘트’가 오고 있다는 경고가 나온 바 있다.
냉정하게 펀더멘털만 따져보면 지금 주가 수준을 이해하기 어렵다. 코로나19발 대형악재가 터질 가능성이 늘 있다. 기업실적 역시 매우 안 좋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기업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1% 급감해 통계 작성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투자는 투자자 본인이 100% 책임지는 게 당연하다.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본다고 해도 본인이 알아서 할 일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빚을 끌어들가면서 투자에 나섰다가 손실폭이 커진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빚을 낸 투자자들이 한방을 노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종목에 집중 투자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파장이 간단치 않을 수 있어 걱정이다.
증시가 좋을 때면 모르지만 주가가 급락이라도 한다면 빚투는 투자자들의 피해는 물론 시장 자체에 큰혼란을 불러 올 수 있다. 집에 대한 투자도 막힌 판에 주식 말고 방법이 없다는 말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빚까지 내가면서 투자를 할 때인지는 투자자 본인이 꼼꼼히 생각해봐야 하고, 증권사와 금융당국도 지나친 빚투를 조일 시스템을 가동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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