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억원 들여 해킹 우려 줄인 내부 서버 구축…"외국과 안심 대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020년 6월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아세안 공관장 화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외교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불가피해진 비(非)대면 외교 시대에 대비하고자 해킹 우려가 작은 화상회의시스템을 구축한다.
13일 외교부에 따르면 외교부는 외국 정부나 국제기구와의 대화 내용이 유출되지 않도록 보안성을 강화한 화상회의시스템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외교부 본부와 재외공관 간에는 인터넷과 차단된 내부 통신망을 통해 화상회의가 가능하다. 지난 7월 9일 강경화 장관이 주재한 전 세계 재외공관장 화상회의도 내부망을 이용했다.
그러나 외국 정부나 국제기구 등 외교부 밖과 협의할 때는 내부망을 이용할 수 없다.
줌, 시스코, 마이크로소프트 등 민간기업이 개발한 화상회의시스템이 있지만, 인터넷 기반이라 민감한 내용이 해킹되거나 해당 기업 서버에 저장될 우려가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코로나19 이전에는 직접 만나서 이야기했기 때문에 인터넷을 통한 유출 우려가 없었지만, 이제는 출장 자체가 힘들어 화상으로도 안심하고 대화할 수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020년 7월 9일 오후 전 세계 재외공관장 186명과의 화상회의에서 지역별 코로나19 상황과 재외공관들의 대응, 향후 정책 방향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일부 국가들은 이미 관련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이들 국가가 만든 대화방에 초대받아 들어가면 보안이 유지된다.
그러나 모든 국가가 이런 시스템을 갖춘 게 아니며, 외교부 자체 시스템이 없으면 화상회의를 직접 개최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내년 예정된 '제2차 녹색성장과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P4G) 정상회의' 등 앞으로 한국이 주최하는 국제회의를 화상으로 진행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자체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게 외교부 판단이다.
외교부가 추진하는 시스템도 인터넷 기반이지만, 서버를 외교부 내부에 둬 외부 접근이나 해킹 우려를 최소화한다는 구상이다.
이 시스템에는 재외공관에 나가 있는 직원에 대한 원격 교육 기능도 포함된다.
외교부는 내년까지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지난달 계획을 수립했으며, 이에 필요한 예산 62억원을 국회에 증액 요청할 계획이다.
외교부는 최근 화상회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본부 13층 종합상황실에서만 가능했던 화상회의를 17층 상황실과 양자회의실, 9층 양자회의실, 국립외교원에서도 가능하도록 설비를 깔았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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