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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회의 사주속으로] 샤먼과 종교 사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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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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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는 귀신의 존재에 대해 제자가 묻자 공경은 하되 가까이는 말라고 했다. 공자는 논어의 술이편에서 괴력난신(怪力亂神)이라는 표현을 쓰며 불가사의하거나 신비한 얘기에는 신중했다. 혼과 백을 인정한다 할지라도 보이지 않는 영혼의 문제를 대할 때는 합리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러한 생각은 조상을 공경하며 예의를 갖춰야 한다고 보는 유가에서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혼백도 사라진다고 보아 보통 4대조까지 조상제사를 지낸다. 불교적 관점과도 통한다. 그러나 불가에서는 윤회의 개념으로 해석되어 업식(業識)은 부단히 상속한다고 보는 점이 차이가 있다.

세월을 거슬러 올라갈수록 자연현상에 대한 인간의 두려움은 신앙으로 대체된다. 고대의 전통을 지닌 샤먼 즉 무속적 인식에서는 오래된 영일수록 그 세력이 강대하다고 본다. 이를테면 오랜 수명을 지낸 나무에게는 그 신령스런 힘이 더욱 강하다고 믿기에 성황당 개념을 입히게 되었고 그런 성황당을 지날 때마다 고개를 숙이고 인간은 마음을 낮추었다.

우리민족의 고유 신앙 역시 그러해서 벽조목(霹棗木) 즉 오래 된 대추나무가 벼락을 만나면 잡귀가 범접을 못한다 하여 이의 신통한 기운을 빌어 도장도 만들고 가구도 만들었다. 과학문명이 발달하면서 여러 가지 자연현상은 그 원인이 설명되었기에 무조건적인 숭배의 대상이 되지는 않지만 아직도 깊은 자연에 둘러싸인 오지의 종족이나 부족들은 조상 대대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의식을 신주단지처럼 행해오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무속을 미신으로 치부하며 비하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면서도 시험 치는 날 미역국은 먹지 않으며 전 날 밤 꿈에 이가 빠졌다거나 하면 몹시 불안해한다. 앞뒤가 맞지 않는 생각의 모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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