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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고용위기와 한국경제

[뉴스&분석] 빚더미에 실직까지…가계신용 `비상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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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용위기 경고등 ◆

매일경제

우리 경제에 신용위기 경고음이 켜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계부채는 사상 최대 폭으로 늘어나고 있는 반면 가계소득을 지탱해주는 고용은 갈수록 불안해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부동산·주가 급등에 따라 빚을 내서 자산시장에 투자하는 '빚투'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 고용 불안으로 대출 상환 능력이 줄어들면 대출 부실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자산시장을 비롯한 실물경제가 충격을 받아 고용시장이 더 불안해지는 악순환에 빠질 우려가 제기된다.

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7월에 비해 14조원 증가했다.

전월 대비 금융권 가계대출은 4월 2조8000억원, 5월 3조9000억원, 6월 8조5000억원, 7월 9조4000억원으로 빠른 속도로 증가세를 보이다 8월에는 폭증 수준으로 불어난 것이다. 특히 지난달 가계대출은 담보가 있는 주택담보대출이 아닌,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늘었다. 지난달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한 달 전에 비해 7조7000억원 늘어나면서 7월(5조1000억원)보다 증가폭이 2조6000억원 더 확대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권에서는 낮은 금리 아래서 신용대출 수요가 확대되면서 5조7000억원이 증가했다"며 "제2금융권에서도 카드대출·보험계약대출 등 증가 여파로 2조원이 늘었다"고 말했다.

가계부채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지만 '부채 상환과 소득의 원천'인 일자리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만4000명 줄었다. 올해 3월 이후 감소세가 6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비경제활동인구 중 지난달 구직활동 계획 없이 '쉬었음'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작년 8월 대비 22만5000명(10.8%) 늘어난 246만2000명에 달했다. 이는 2003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8월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문제는 8월 중순 이후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충격이 이번 통계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동욱 통계청 과장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격상은 지난달 16일부터였는데 이번 통계 조사 기간은 9~15일이어서 그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고용지표가 지금처럼 악화되는 흐름을 유지한다면 결과적으로 소득이 줄어들면서 대출 차주들의 원리금 상환 능력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신용대출이 주식 투자로 흘러가는 부분이 있고, 실업 상태이거나 실업 위험에 처한 가계의 생활자금 용도가 있을 수 있는데 이들 두 가지 리스크가 매우 높고 위험하다"며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약한 고리인 2금융권부터 부실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승진 기자 /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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