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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육류·가공식품 죄다 올랐다…추석 앞두고 식탁물가 비상

아시아경제 이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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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육류·가공식품 죄다 올랐다…추석 앞두고 식탁물가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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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폭염·태풍 악재로 채소·과일 가격 급등
즉석밥·과자·아이스크림 가공식품도 들썩
추석 앞두고 정부·기업 수급 안정화 총력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이승진 기자] 최장 장마와 폭염, 태풍 등 악재로 채소 가격이 급등한 데 이어 즉석밥, 과자 등 가공식품 가격마저 올라 식탁물가에 비상등이 켜졌다. 연이은 태풍으로 채소와 과일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가공식품 업체들 역시 원재료 인상 반영에 속속 나서 추석을 앞두고 물가 대란이 우려된다.


金값된 채소·과일

이미 ‘금배추’, ‘금사과’로 불리우고 있는 채소와 과일 가격이 추석을 앞두고 더 오를 전망이다.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배추 1포기 가격이 7일 기준으로 9657원, 전일 대비로는 3.3% 올랐지만, 한 달 전과 1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각각 56.7%, 97.5% 폭등했다. 양배추 1포기 가격은 4783원으로 전일 대비 2.7% 올랐고, 한 달 전과 1년 전 대비 각각 2.7%, 35.8% 올랐다. 쪽파 1kg은 1만665원으로 한 달 전, 1년 전과 비교하면 각각 80.6%, 101.8% 폭증했다.


시금치 1kg 가격은 1만5344원으로 전일과 한 달 전 대비 각각 0.3%, 0.4% 소폭 올랐지만 1년 전 기준으로는 22.3% 급증했다. 양파와 토마토 1kg 가격은 각각 2145원, 5531원으로 1년 전보다 6.8%, 3.3% 올랐다. 사과 10개 기준 가격은 3만321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21.7% 올랐고 포도 2kg은 1만7539원으로 전년 대비 27.1% 올랐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농·축·수산물값은 전년 동기 대비 10.6% 상승했다. 특히 채소류 값이 28.5% 급등하는 등 농산물 가격이 12.1% 올랐다. 9월 소비자물가 역시 오름세를 유지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태풍 마이삭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규모는 1만9926㏊에 달한 가운데 여기에 10호 태풍 하이선에 따른 추가 피해가 우려되서다.


한우와 닭고기 가격도 심상치 않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9~11월 한우(1㎏) 평균 도매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최대 6.2% 오른 1만9500원에 거래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추석 성수기인 9월29일까지 한우 평균 도매가격은 작년 같은 기간(1만8280원) 대비 약 10% 상승한 2만원 내외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9월 위탁생계 가격은 1㎏당 1340원으로 전년 대비 2.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즉석밥·과자 등 가공식품↑

가공식품도 오름세다. 오뚜기는 지난 1일부터 즉석밥 가격(출고가 기준)을 8% 인상했다. 기존 710원이던 ‘오뚜기밥’(210g)은 770원으로 올랐다. 오뚜기의 즉석밥 가격 인상은 2017년 11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오뚜기 측은 “매년 쌀 가격이 10~20% 정도 올라,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과자와 아이스크림 가격도 올랐다. 롯데제과는 이달 들어 목캔디와 찰떡파이 가격을 평균 10.8% 인상했다. 작은 상자에 들어 있는 목캔디 가격은 800원에서 1000원으로 200원(25%) 올랐다. 찰떡파이는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용량을 축소했다. 6개들이는 225g에서 210g, 10개들이는 375g에서 350g으로 줄었다. 롯데제과는 아이스크림 ‘나뚜루’ 값도 평균 10.5% 인상했다. 롯데제과는 “각종 원부자재 가격 및 인건비, 판촉비 등의 상승으로 경영 제반 환경 악화에 따른 가격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장마와 태풍 등으로 원재료 부담이 상당해 가공식품 가격 인상 조정이 계속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대형마트, 수급안정 총력

정부는 정부비축물량·출하조절시설 비축물량·채소가격안정제 운영 등을 통해 수급 안정화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추가 재해가 없다면 추석 직전인 9월 하순에는 농산물 가격이 어느정도 안정화될 것이란 기대감도 내비쳤다.


유통기업들의 움직임도 바쁘다. 주요 대형마트들은 채소와 과일에 대한 추가 산지 확보 등의 방식을 통해 물량 확보에 나서 수급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주 고구마 산지를 전북 고창 한 곳에서 김제를 추가해 총 두 곳으로 늘렸다. 장마에 연이은 태풍으로 인해 고창 고구마 수확량이 30% 급감하며, 1개 산지만으로는 추석까지 이어지는 수요 증가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두 산지에서 고구마를 매입해 신선창고에 저장해 추석까지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김제에서 수확한 고구마 30t이 지난주 우선 전국 이마트에서 판매됐으며, 곧 60t 가량의 물량을 추가로 입정할 예정이다.


추석 대표 과일인 사과 수급에도 집중한다. 롯데마트는 최근 연이은 수해 피해로 기존 운영 산지만으로는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고 판단해 산지를 추가 확보 중이다. 기존 경북 영주·문경, 충북 충주 등 기존 산지 외에 경북 포항의 사과 물량을 우선 확보한 상태다.


여기에 롯데마트는 ‘풀세트 매입’ 방식도 활용하고 있다. 이는 상품을 등급 별로 나누지 않고 한 산지에서 수확된 대규모 물량을 저렴한 값에 모두 사들이는 것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추석을 앞두고 사과, 배의 풀세트 매입 비중을 예년보다 10%가량 늘렸다”라며 “폭우 피해를 입은 농가와 협의해 수확 물량 전체를 매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는 이 같은 대처로 추석 식탁물가 안정화에 어느 정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역대 최장 장마로 주요 채소들의 가격이 치솟자 서둘러 대응에 나서 물량을 대량으로 확보했다”며 “태풍 피해로 추가 물가 상승이 우려되지만 창고 내 물량이 여유가 있어 추석 때까지 안정적인 가격으로 공급하겠다”고 전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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