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수칙 위반 여부 불명확"…추가 검토 또는 어렵다는 내부 결론
박남춘 인천시장 "집단감염 교회 고발" |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박남춘 인천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교회 중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은 교회를 수사기관에 고발한다고 했지만, 엄포로만 끝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박남춘 시장은 지난 2일 페이스북에서 "방역수칙을 어기고 여행을 다녀온 부평 갈릴리교회, 교회 내에서 숙식하며 매일 철야 예배를 개최한 서구 주님의교회, 거짓 진술로 방역에 혼란을 준 계양구 기도 소모임까지 모두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들 교회와 관련한 확진자는 주님의교회가 38명, 갈릴리교회가 36명, 계양구 기도 소모임이 인천에서만 12명에 달했다.
인천시에 따르면 서구 주님의교회는 신도들의 허위진술 및 행방불명으로 인한 검사 지연 등으로 방역에 혼선·방해를 초래했다.
또 부평구 갈릴리장로교회는 지난달 16일 68명이 예배를 했으며 이 가운데 14명은 17∼18일 속리산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조사됐다.
확진자 무더기로 나온 인천 서구 교회 |
그러나 박 시장의 강력한 의지와는 달리 담당 구청은 고발이 어렵다는 내부 결론을 내렸거나 고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법률 검토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담당 구청들은 당시 교회들이 방역 수칙을 위반했는지가 모호하다며 선뜻 고발 여부를 확정 짓지 못하고 있다.
앞서 인천시는 지난달 16일부터 교회 등 종교시설 주관 대면 모임 활동·행사, 음식 제공·단체식사 등은 금지했으나 정규 예배는 허용했다.
시는 19일에서야 모든 교회를 대상으로 비대면 예배만 허용하는 집합제한 명령을 내렸다.
서구는 주님의교회의 경우 지난달 16일부터 19일 이전까지 철야 예배를 한 것을 확인했으나 해당 예배가 매일 반복되던 정규 예배에 포함되는 것으로 일단 보고 있다.
해당 교회 관련 확진자(71)가 양성 판정을 받은 뒤 행방불명된 적이 있으나 스스로 보건소를 찾아왔고 당시 연락을 받지 않았던 부분에도 고의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내부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서구 관계자는 "교회 측은 예배 참석자 명단을 모두 제공하기도 했다"며 "현재로서는 고발은 어렵다는 내부 결론이 나왔으나 추가 심층 역학조사를 통해 방역 수칙 준수 여부를 다시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집단 감염 발생한 인천 부평구 교회 |
부평구는 갈릴리장로교회 신도들이 지난달 17∼18일 다녀온 여행이 종교시설 주관 행사 등에 해당하는지를 놓고 법률 검토를 하고 있다.
부평구 관계자는 "당시 여행은 교회 목사의 아버지가 아파서 신도들이 함께 병문안하러 간 것이라고 한다"며 "병문안을 하러 간 것이 종교시설 주관에 해당하는 지가 애매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집단감염 발생 책임을 묻겠다며 광역자치단체가 밝힌 고발 계획이 기초자치단체에서 번복된다면 방역 기관 간 '불협화음'에 대한 우려도 커질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초자치단체 관계자는 "(박 시장이) 군·구와 협의도 하지 않고 고발한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먼저 올린 것으로 안다"며 "뒤늦게 고발 계획을 통보받고 검토했으나 어려울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시장이 집단감염 교회 2곳과 함께 고발하겠다고 한 계양구 기도 모임의 확진자는 경찰에 고발됐다.
인천시 계양구는 확진된 뒤 기도 모임 사실 등을 숨겨 역학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대전 지역 교회 목사의 아내 A(59)씨를 이달 2일 경찰에 고발했다.
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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