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반 교회 수십곳 재차 확인하고도 집합금지 명령 안 내려
교회 건물 내부에 부착된 방문 자제 안내문 |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인천에서 교회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잇따르고 있으나 대면 예배 금지 명령을 위반한 교회에 대한 인천시 당국의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는 최근 일요예배에 이어 수요예배도 대면 방식으로 하는 교회 수십곳을 재차 확인하고도 집합금지 명령조차 내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 위반 교회 밝히지 않고 1곳에만 집합제한 명령
29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시는 일요일인 이달 23일 지역 모든 교회 4천74곳을 점검해 대면 예배를 한 378곳을 적발했다.
시는 이어 수요일인 이달 26일 다시 점검을 벌여 재차 현장 예배를 한 교회 수십곳을 확인했다. 그러나 인천시는 남동구에 있는 교회 1곳에만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이는 당초 인천시가 예고했던 조치보다 약한 수준이다.
인천시는 23일 현장 예배 교회 378곳을 적발한 이후 "이번 점검으로 '교회방역강화 조치' 사항을 고지하고 행정지도 조치도 했다"며 "이후부터 발생하는 비대면 예배 미준수 교회에 대해서는 집합금지 명령 등 특단의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진 교회에는 교인 출입이 전면적으로 금지된다. 이 행정명령을 위반하면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그러나 인천시는 재차 대면 예배가 적발된 교회에도 이보다 낮은 단계의 '집합제한 명령'만 유지하고 있다.
인천시는 이달 19일부터 지역 모든 교회를 대상으로 비대면 예배만 허용하는 집합제한 명령을 내렸다.
시는 현장 예배를 하다가 재차 적발된 교회 숫자를 밝히는 것도 거부하고 있다.
이는 부산시가 이달 25일 집합제한 행정 명령을 어기고 대면 예배를 강행한 교회 106곳에 집합금지 명령을 내린 것과 다른 모습이다.
부산시는 집합금지 명령을 어긴 사실이 확인되면 해당 교회를 경찰에 고발하겠다고도 경고했다.
인천시 종무지원팀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재차 적발된 곳이 몇군데인지는 밝힐 수 없다"며 "여러 곳이 있었고 이 중 개선 의지가 없어 보이는 남동구 교회 1곳에 대해서는 집합금지 명령을 했다"고만 말했다.
◇ 교회 집단감염 이어져…시 "자율적 참여 설득, 다시 집중점검"
인천에서는 최근 교회 관련 집단감염이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 28일 오전 기준 교회 관련 확진자는 부평구 갈릴리장로교회 36명, 서구 주님의교회 36명, 남동구 열매맺는교회 19명이다.
코로나19 집단 감염 발생한 인천 부평구 교회 |
이들 집단감염 발생 교회는 공통으로 이달 16일 대면 예배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16일은 인천시가 교회에 정규 예배는 허용하고, 종교시설 주관 대면 모임 활동·행사, 음식 제공·단체식사 등만 금지한 때다.
인천시는 이달 19일에서야 모든 교회를 대상으로 집합제한 명령을 내려 교회를 매개로 한 코로나19 확산을 제대로 막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방역 조치가 한박자 늦었다는 것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기존 대면 예배를 한 곳을 대상으로 이번 주 일요일(30일)에도 다시 집중 점검을 벌여 대면 예배 확인 시 집합금지 명령 등 조치를 할 것"이라며 "일단 최대한 교회들이 자율적으로 비대면 방식의 예배에 동참하도록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다른 인천시 관계자는 "대면 예배를 한 교회는 신도 수 100명 이하인 소규모 교회로 대형 교회들은 인터넷으로 비대면 방식의 예배를 잘 진행하고 있다"며 "기독교총연합회가 비대면 예배를 거부한 부산과 달리 인천은 교계와 협력이 잘 되고 있어 최대한 자율적으로 참여하도록 설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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