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의 한 교회 공지문
지난 23일 사랑제일교회 인근 가게 야외테이블에 교인으로 추정되는 지지자들이 둘러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문희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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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믿으면 코로나에 안 걸린다’, ‘믿음 없는 사람들이 걸리는 게 코로나다’라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혹 이와 같은 말로 여러분을 현혹한다면 그 집단이 사이비, 미신입니다.”
전북 전주시의 한 교회 홈페이지에 지난 21일 담임목사 이름으로 게시된 공지 문구다.
8ㆍ15 광화문 집회를 전후해 보수 유튜버와 일부 교인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개신교계 전체가 위축된 가운데 나온 자성의 목소리여서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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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교회는 “최근 사랑제일교회 뿐만 아니라 수도권 여러 교회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며 “복음을 전해야 할 교회가 코로나를 전파한다는 조롱을 들으며 비난의 중심에 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하나님의 은총과 그에 따른 섭리를 믿는다면 기독교인도 코로나에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며 “마스크 안 하고, 손 잘 안 씻고, 예배로 모이고 기도회 하면 코로나에 더 잘 걸린다”고 덧붙였다.
이 교회는 “외부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게 상식이라면, 나로 인해 이웃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도 상식”이라며 예배당 폐쇄와 온라인 예배 진행 등 정부 방역지침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전광훈 목사의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등 일부 교인과 보수 유튜버들은 정부가 광복절 집회와 관련한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늘리기 위해 검사 결과를 조작한다는 등 근거 없는 의혹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이러한 ‘가짜뉴스’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4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해치는 불법 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 악의적이고 조직적인 방역 방해와 가짜뉴스 유포는 공동체를 해치는 반사회적 범죄”라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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