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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한 달 전 친구 캐디한 랭킹 304위 포포프, 메이저 AIG 오픈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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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조피아 포포프. [사진 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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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열린 LPGA 투어 Q시리즈에서 조피아 포포프(28·독일)는 1타 차로 아깝게 떨어졌다.

포포프는 2015년 LPGA 투어 신인이었다. 김세영, 김효주 등과 LPGA 투어 동기다. 그러나 1년만에 출전권을 잃었다. 2018년 조건부 출전권을 땄지만 1년 만에 빼앗겼다.

올해도 포포프는 한 타 차로 떨어져 2부 투어에서 또 한 시즌을 보내야 했다. 차가운 겨울이었다.

올 봄에는 더 추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1부 투어 및 2부 투어가 중단됐다. 대회가 없는 건 참고 버틸 수 있다. 그러나 LPGA 투어가 올해 시드를 그대로 유지한 건 너무나 아팠다.

내년에도 1부 투어 선수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포포프가 1부 투어에 갈 길은 사실상 막혔다. 그는 2년 동안 2부 투어에서 뛰어야 했다.

포포프에겐 눈물의 2020년이었다.

이 포포프가 24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트룬의 로열 트룬 골프장에서 벌어진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AIG 여자 오픈에서 우승했다. 포포프는 최종일 3언더파 68타를 쳐, 합계 7언더파로 재스민 수완나뿌라(태국)를 2타 차로 제쳤다.

우승 상금은 67만 5천달러(약 8억원)다.

포포프는 코로나19로 셧다운된 올 상반기 미국 애리조나 주의 미니 투어인 캑터스 투어에 나갔다. 세 차례 우승을 했지만 미니 투어라 별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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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피아 포포프. [사진 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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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를 하기도 했다. 7월 말 LPGA 투어 드라이브온 챔피언십에서 절친한 친구인 아너 판 담(네덜란드)의 가방을 멨다. 전염병 확산을 우려해 LPGA 투어에서 로컬 캐디를 쓰지 못하게 했기 때문에 포포프가 친구 캐디를 해줬다.

그 대회에서 포포프는 많은 것을 배웠다. 그는 “항상 긍정적인 친구의 태도를 보고 경기를 대하는 자세를 달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음 대회인 LPGA 투어 마라톤 클래식에는 전염병 때문에 빈자리가 많았다. 출전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포포프는 이 대회에서 9위에 올랐다. 시즌 첫 메이저인 AIG 여자 오픈 출전 자격을 얻었다.

포포프는 바람이 많이 AIG 여자 오픈 1, 2라운드에서 이븐파로 마지막 이틀 7타를 줄였다. 최종라운드에서 세계 랭킹 8위로 우승 경험이 많은 이민지와 한 조로 경기했지만 위축되지 않았다.

포포프의 세계 랭킹은 304위다. 2006년 여자골프 세계 랭킹 도입 이후 가장 낮은 순위의 메이저 대회 우승 기록이다. 지난해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해나 그린(호주)이 깜짝 우승했는데 세계 랭킹이 114위였다.

LPGA 투어는 물론 유럽여자프로골프 투어에서도 포포프는 우승을 못했다. 그는 심지어 LPGA 2부 투어인 시메트라 투어에서도 우승컵을 못 만졌다. 준우승만 네 번 했다. 그러나 바람 부는 링크스에서 당당히 우승했다.

여자 골프 메이저대회에서 독일 선수가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포프가 LPGA 투어에서 뛰게 될 계기를 준 절친 아너 판 담은 10오버파 공동 45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박인비(32)가 1언더파 4위로 가장 성적이 좋았다. 전인지가 2오버파 공동 7위다.

성호준 골프전문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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