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경찰 현장 점검도…'집단감염' 사랑제일교회 앞은 인적 뜸해
일부 교회, 본당 온 신도 안 돌려보내고 부속실 등에 입장시키기도
'영상 예배' 공지하는 교회 전광판 |
(서울=연합뉴스) 정성조 오주현 기자 =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 후 첫 일요일인 23일 서울 시내 교회들은 정부 지침에 따른 '비대면 예배' 원칙을 대체로 잘 준수했다.
다만 예배당에 찾아온 신도를 돌려보내지 않고 부속실 등에 입장시키는 사례가 일부 교회에서 발생했다.
이날 오전 9시께 서초구 양재동 온누리교회 주차장은 텅 비어 있었다. 고요한 주차장에는 '모든 예배는 영상 예배로 전환됐다'는 문구가 전광판에서 빛을 내고 있었다.
주요 출입문이 모두 폐쇄된 가운데 출입문을 향하는 계단에도 붉은 울타리가 둘러진 상태였다.
임시로 열린 쪽문에 기자가 접근하자 교회 관리인이 다가와 "관계자가 아니면 입장할 수 없다"고 안내하면서 영상 예배를 볼 수 있는 유튜브 접속 방법을 알려 줬다.
비슷한 시각 구로구 궁동 연세중앙교회 정문에는 교회 관계자 10여명이 신도와 차량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이 교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최근까지도 일요일 대면 예배를 강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 곳 중 하나다.
이날 구로구청 관계자들은 교회를 방문해 비대면 예배가 제대로 실행되는지를 점검했다. 경찰도 지원에 나섰다.
구로구 관계자는 "구청에서 오늘 오전 교회 100여 곳을 돌아보고 있다"며 "아침까지 대면 예배를 하는 것으로 알려진 곳도 있었는데 현장에서 확인한 결과 특별한 상황은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교회 측은 아침 예배 촬영을 마친 뒤 구청 관계자들과 경찰관이 본당 안에서 신도 출입이 정말 없었는지 등을 확인하도록 협조하기도 했다.
'비대면 예배' 상황 점검 중인 구로구청·경찰 관계자들 |
정부의 방침에 반대 의사를 강경하게 피력해온 은평구 진관동 은평제일교회 역시 이날 오전 온라인 예배를 진행했다.
교회 측은 이날 유튜브로 생중계된 설교에서 "(정부가) 예배만 막고 있다"면서 정부 방침에 불만을 표현하고 "감사한 것은 부산 교회들이 (대면) 예배를 강행하겠다고 했다는 점"이라고 했다.
일부 대형 교회에서는 대면 예배를 보겠다며 현장에 찾아온 교인들로 인해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서초구 사랑의교회에서는 개인 단위로 방문한 교인 10여명이 출입문을 통해 입장했다.
신도들은 소독액이 분사되는 방역게이트를 지난 후 사전 배포된 QR코드를 찍고 교회에 입장했다. 교회 관계자들은 "본당은 들어갈 수 없다"며 지하에 마련된 부속실로 이들을 안내했다.
교회 관계자는 "지난 18일 비대면 예배 시행 공지를 했는데도 예기치 않게 현장에 찾아온 성도 70여명이 있었다"며 "매몰차게 돌려보낼 수 없어 본당 출입은 통제하고, 500명 입장이 가능한 여러 부속실에 15명 정도만 입장시키는 방식으로 2m 간격을 지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대면 예배 금지 후 첫 예배라 그런지 현장에 혼란이 있어 송구스럽다"며 "다음 주부터는 더 철저하게 지키겠다"고 말했다.
관련 확진자가 800명 넘게 확인된 성북구 장위동 사랑제일교회 주변에서는 천막을 차린 신도 5∼6명과 방역복 차림의 성북구 관계자 1명을 빼면 주변 행인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교회 앞 골목을 지나던 한 주민은 "(교회가) 무서워서 나다니지도 못하겠다"며 손사래를 치고 바쁜 걸음을 옮겼다.
고요한 사랑제일교회 앞 |
xing@yna.co.kr, viva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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