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저서 '동성애는 죄인가' 등 문제 삼아…"교단 신뢰 안해" 상소여부 고민
허호익 은퇴목사 |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이단 연구자이자 조직신학자로 오래 활동해온 전 대전신학대 교수 허호익(68) 은퇴목사가 '동성애 옹호'를 이유로 교단에서 출교 처분을 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교계에 따르면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의 대전서노회 재판국은 전날 허 목사에 대해 면직 및 출교 처분을 내렸다.
면직은 목사의 직에서 물러나게 하는 것이다. 출교는 교적을 삭제하고서 교회 밖으로 내보내는 최고 수위 징계다.
재판국은 허 목사가 2019년 낸 저서 '동성애는 죄인가'와 언론 인터뷰 발언 등이 동성애 옹호에 해당한다고 보고 최고 수위의 징계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허 목사는 저서에서 동성애 문제를 성서와 신학적 관점에서 접근했다. 기독교 신앙 발원지인 서구 등에서 동성애 범죄화와 합법화의 역사를 짚어보며 동성애가 질병인지, 한국교회 안에서 왜 논란이 돼 왔는지를 분석했다.
그는 교계 이단 분야에서도 꾸준한 활동을 펴 왔다. 2016년 출간한 '한국의 이단기독교', '이단은 왜 이단인가'는 잘 알려진 저서들이다. 그는 교단에 몸담으며 예장통합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전문위원 등을 지냈다.
허 목사는 노회 재판국 결과에 불복해 교단 총회 재판국에 상소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교단에 대한 불신을 이유로 상소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허 목사는 이날 전화 통화에서 "통합 교단 쪽의 사정 능력에 대해서 신뢰하지 않는다"며 "그간 무지막지한 경험을 많이 했기에 (상소를 하더라도) 교단에서 제대로 처리될까 하는 생각이다. 별 기대를 하지 않는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최근 교계에서는 '동성애'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이동환(39) 목사가 지난해 8월 인천 퀴어축제에서 성소수자들에게 축복기도를 했다가 기소돼 교회 재판 절차를 밟고 있다.
앞서 장로회신학대는 2018년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에 무지개색 상의를 입고서 채플수업에 들어간 신학대학원생 4명을 징계한 바 있다.
대한성공회의 자캐오 신부는 전날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허 목사를 두고 "지켜야 할 바를 지키되, 지켜야 할 것을 위해 왜곡되거나 덧붙여진 것들은 과감히 비판하고 넘어서는 '보수'"라고 평가하며 "그런 분을 '동성애 옹호자'라는 낙인을 찍어 면직하고 출교하겠다는 (곳이)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 대전서노회"라고 비판했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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