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교회 약 3만곳 대상…온라인 예배 준비 속 소형교회 대응 미비 지적도
교계 일각서 "일방적·과도한 결정", "정부 독선" 주장도
확진자 발생한 여의도순복음교회 |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수도권 교회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빠르게 번지면서 19일부터 정부의 강화된 방역조치에 따라 서울과 경기, 인천지역 교회의 현장 예배와 소모임, 단체 식사가 전면 금지됐다.
교계에서는 중대형 교회를 중심으로 온라인 예배 준비에 들어갔으나 시설이 미비한 소형 교회들은 대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교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는 공지를 통해 이날 0시부터 별도의 공지가 있을 때까지 공예배를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해 온라인 생중계 예배를 올린다고 알렸다. 이에 따라 주일 예배, 대학부와 청년부 등 부서별 예배, 새벽기도회 등 모든 행사가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이 교회 측은 "사랑의교회 가족들은 이럴 때일수록 자발적 자가격리 수준의 삶을 유지하며, 이 시대의 참된 치유와 회복을 위해 엎드려 기도해야 할 때인 줄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최근 교인 3명이 잇따라 코로나 19 양성판정을 받은 여의도순복음교회도 향후 2주간 공예배를 온라인 예배로 전환했다. 전날에는 방역전문업체와 교회 내외부, 주변 주차장 등에 대한 방역을 마쳤다. 코로나 19 확진자가 나왔던 성가대원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진단 검사에서 다행히 추가 확진자는 없었다.
전날 온누리교회와 소망교회, 영락교회, 잠실교회, 주안교회, 창동염광교회 등 대형교회 6곳도 정부의 비대면 예배로 전환 조치가 나오기 전 보도자료를 내 온라인 예배로 모든 예배를 대체한다고 발표했다.
강화된 방역조치에 따라 비대면 예배로 전환해야 하는 수도권 지역 교회수는 대략 3만곳 정도로 추정된다.
예배 참석 못하는 신도들 사진 놓고 온라인 예배 |
교계 최대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에 따르면 이 기관에 속한 교회는 서울 8천여곳, 경기 1만5천여곳, 인천 6천곳 정도다. 이밖에 다른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한국교회연합(한교연) 소속 교회들이 소수 있다.
문제는 중대형 교회가 아닌 소형교회다. 이들 교회 3만곳 중 절반가량은 등록 교인수가 100명 이하인 작은 교회들로 추정된다.
소형 교회에는 대형교회, 교단, 연합기관을 통한 방역과 온라인 예배 지원이 이뤄지고 있으나 시설을 다룰 줄 아는 인력이 부족하거나 아예 없다 보니 온라인 예배 자체가 이뤄지기 쉽지 않다고 한다.
한교총 관계자는 "장비 등에 대한 지원도 하고는 있으나, 이를 다룰 줄 아는 인력 자체가 없다"며 "그래서 장비 지원을 받지 않는 곳도 있다"고 전했다.
교계에서는 정부의 비대면 예배로 전환 등 방역강화 조치에 대체로 협조적인 분위기가 읽히나 일각에서는 모든 교회에 일괄적인 제한을 가하는 정부 방침에 비판을 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새에덴교회의 소강석 목사는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모든 교회를 통제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소수의 교회가 잘 지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 중대본의 결단은 한국교회를 향해 너무 일방적이고 과하게 결단한 면이 있다고도 본다"고 주장했다.
소 목사는 교계 최대 교단 중 하나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교계 내에서 보수 색채가 강한 연합기관으로 분류되는 한교연은 이날 낸 호소문에서 "아무리 코로나 19로 인한 엄중한 상황이라 하더라도 비대면 예배, 즉 영상 예배를 드릴 처지와 여건이 안 되는 교회들의 처지와 형편을 살피지 않은 정부의 결정은 독선"이라며 "우리는 세속의 권력이 교회 예배까지 마음대로 결정하는 것은 종교 탄압이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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