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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교회가 코로나19 확산 매개…개신교계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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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새마을지도자협의회 관계자들이 17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인근에서 방역차로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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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계가 일부 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교회가 내부는 물론 지역사회로까지 코로나19 확산의 매개가 되면서 또다시 비판의 대상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개신교계에서는 “일부 교회의 돌출행동 때문”이라며 선을 그으면서도 교회 전체가 ‘제2의 신천지(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사태’로 사회적 지탄을 받지 않을까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1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브리핑을 지켜본 개신교계에서는 수도권 교회들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하자 “결국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는 반응을 보였다. 관련 확진자가 300여명에 이르는 사랑제일교회(서울 성북구)나 130여명의 우리제일교회(경기 용인) 등 방역지침을 무시한 교회들에 대한 원색적인 비판도 나왔다. 한편에선 개신교 전체의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개신교 최대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관계자(목사)는 이날 “한교총은 최근에도 소속 교단과 교회에 방역강화를 요청하는 등 코로나19 확산방지에 노력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교회들은 방역지침을 준수하지만 전광훈의 사랑제일교회 등 일부 교회가 문제”라고 밝혔다. 이 목사는 “교계 내에서도 독불장군식으로 행동하는 사랑제일교회같은 교회들에 대해 우려가 컸었는데 결국 참담하게 현실화됐다”며 “개신교는 개별교회 중심으로 움직이는 개교회주의 특성상 천주교, 불교와 달리 이들 교회를 단속하거나 통제할 방안이 없다. 신자들이 적극 협조하고, 전광훈씨도 진정한 목회자로 거듭나기를 바랄뿐”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한국교회는 생명의 안전과 구원을 위해 자기 비움의 길을 걸어야 합니다’란 입장문에서 “안일한 태도로 코로나19 이전의 행위들을 답습한 교회들이 우리 사회 전체를 심각한 위험으로 몰아넣었다”며 “우리는 교회가 코로나19 재확산의 중심에 있음을 참담한 심정으로 인정하며,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입장문은 “결과적으로 이웃은 물론 교회도 보호하지 못했고, 교회를 바라보는 여론을 최악으로 치닫게 만들었다”며 “더욱 비참한 것은 사랑제일교회의 감염확산이 ‘외부의 바이러스 테러’때문이라는 궤변을 늘어놓고 냉전적 광기를 발산하며 광화문 집회를 주도하는 전광훈씨의 극단적 정치 행동”이라고 말했다. 입장문은 이어 “본회는 모든 형제자매 교회가 다시 한번 깨어 일어나 인내심을 갖고 교회의 방역체계를 점검하며, 지역사회를 위해 교회가 실천해야 할 책무를 준비할 것을 요청드린다”며 “이제는 한국교회 일부의 문제라는 변명을 거두고, 현재의 상황을 우리 모두의 책임으로 인식하며 교회의 본질과 대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자”고 밝혔다. 옥성득 교수(미국 UCLA 한국기독교학)는 최근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 웹진 <좋은 나무>에 기고한 글을 통해 “코로나 사태로 ‘민폐를 끼치지 않는 교회’가 더욱 중요하게 됐다”며 “팬데믹 시대에는 착한 일을 많이 하기보다 나쁜 일을 적게 하는 태도, 무엇인가 해주려는 자세보다 어떻게 하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까를 고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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