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동중국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뉴시스 |
중국의 동중국해 일부 지역 여름철 금어기간이 16일로 끝나 조업이 재개되면서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 열도를 놓고 중국과 일본 간 긴장이 또다시 고조될 수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7일 전했다. SCMP는 미국과의 갈등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중국이 일본과의 또 다른 갈등을 촉발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나 중국은 지금까지 핵심이익에 대해서는 절대 양보한 적이 없으며 올해 들어 15차례나 해경선을 센카쿠 열도에 접근시켰다. 일본은 센카쿠 열도에 투사할 수 있는 군사력 강화 등 방어능력 확대로 맞서고 있다. 따라서 중국 어선이 고기잡이를 명분으로 대규모로 접근한다면 센카쿠 열도를 고리로 양국 간 갈등이 또다시 촉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동중국해 등에서 독자 설정한 여름철 어로금지기간이 지난 16일로 끝나 조업이 재개된다. 이 지역에는 양국 간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 열도가 있다.
일본 정부가 중국과의 충돌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더 이상 일본과의 긴장을 파하기 위해 센카쿠 열도에 접근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고 SCMP는 전했다. 미·중 관계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일본과의 과도한 마찰을 피하기 위해 자제를 보일 수 있다고 SCMP는 전망했다.
리우난라이 중국 사회과학원 국제법 전문가는 “중국은 미국과의 관계가 갈수록 경색되는 상황에서 센카쿠 열도를 둘러싸고 일본과의 긴장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 저장성 및 푸젠성 정부는 어부들에게 센카쿠 열도에서 30해리, 즉 56km 이내로 접근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고 SCMP는 전했다. 푸젠성 시시의 한 어부는 “관계 당국과의 회의에서 ‘민감한 바다에서 낚시를 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중국 정부 공식 성명은 없었다.
센카쿠 열도는 오랫동안 양국간 민감한 주제였다. 특히 2012년 일본 정부가 이 섬을 국유화하기로 한 결정은 중국 전역에서 반일 시위를 촉발시켰다. 또 4년 뒤인 2016년 중국 해안 경비대 선박과 300척의 중국 어선이 센카쿠 열도에 접근해 양국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들어 중국은 센카쿠 열도 주변 해역에 해안 경비선을 수시로 보내면서 일본을 압박하고 있다.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몇 달 사이 센카쿠 열도에 대한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데, 중국 선박이 100일 이상 연속 접근하고 있다. 2012년 센카쿠 열도 국유화 조치 이후 중국 선박이 이렇게 장기간 연속으로 센카쿠 열도에 출몰한 것은 처음이라고 일본 언론은 분석하고 있다.
또 지난 9일 센카쿠 열도 남동쪽 약 18~19km 떨어진 지점에서 중국 해경선 4척이 잇달아 일본 영해 안으로 진입하기도 했다. 센카쿠 열도 앞바다인 일본 영해에 중국 해경선이 침입한 것은 올해 들어 15차례에 이르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는 일본이 이에 맞서 레이더 성능과 신호정보 수집 능력을 키우고 순찰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중국에 맞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은 특히 센카쿠 열도 인근의 난세이 제도에 미사일을 추가 배치하는 등 센카쿠 열도에 대한 방어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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