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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엽에서 기후변화까지..광복절 반기문의 文정부 작심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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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신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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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15일 “우리의 국운과 직결된 국제질서가 요동치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의 변화를 뚫고 나갈 분명한 국가목표와 유효한 전략이 잘 보이지 않아 참으로 우려스럽다”고 했다. 반 전 총장은 광복 75주년을 맞아 발표한 글에서 “세계적인 안목보다 이념편향·진영중심의 국정운영으로 정부에 대한 불신이 누적되고, 이에 따른 국민적 분열과 사회갈등이 국력을 하나로 모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반 전 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가장 먼저 거론한 것은 국정 철학이었다. 그는 “정부는 평등과 공정, 그리고 정의를 국정 철학의 하나로 내세웠다”며 “그러나 이 가치가 정권 차원에서 그리고 선택적으로 주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높다”고 했다.

‘아빠 찬스’ 논란을 부른 조국 사태, 진보 페미니즘과 피해자 중심주의가 ‘자기편’에만 적용되는 선택적 정의였음을 입증시킨 박원순·오거돈 사건과 윤미향·정의연 사태 등이 평등·공정·정의의 가치를 독점해온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집중되는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은 “구국의 영웅, 백선엽 장군을 떠나보내면서 정부가 보여준 태도는 보훈의 가치를 크게 폄훼시켰다는 아쉬움이 있다”고도 했다. 지난달 백 장군이 타계하자 여권을 중심으로 사실관계도 불분명한 백 장군의 친일 행적을 부각하며 정부가 장례식·영결식을 ‘사실상 보이콧’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정부·여당은 백 장군 별세 전날 성추행 논란 속에 목숨을 끊은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선 성대한 장례식을 열고 경쟁적으로 추모 메시지를 냈다.

유엔 사무총장 시절 환경·기후변화 문제에 천착했던 반 전 총장은 “기후변화는 목전에 다다른 위협임을 통찰해야 한다”며 “지난 7월 14일 정부가 야심차게 발표한 그린 뉴딜에는 ‘2050 탈탄소’에 대한 언급없이 성찰과 철학이 결여된 채, 단기적 사업에 치중한 성격이 짙다”고 했다.

반 전 총장의 비판은 탄소 배출 감축에 소극적인 문재인 정부를 ‘기후 악당’으로 보는 국내외 환경 전문가들의 견해와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OECD의 2018년 통계에 따르면, 2017년까지 10년간 OECD 국가 전체의 탄소 배출량이 8.7% 줄어드는 동안 한국은 거꾸로 24.6%가 늘었다. ‘2050년 탄소중립 선언’이 누락된 문재인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을 놓고 ‘맹탕 정책’ ‘앙꼬 없는 찐빵’이란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야권에선 문재인 정부의 후진적 기후변화 정책을 무리한 탈원전 정책의 필연적 산물로 보고 있다. 탄소 배출이 없는 원전을 악마화하다 보니 부족해지는 전력 생산을 시대착오적인 석탄·가스 발전에 의존해야 하는 역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전력은 최근 해외(인도네시아)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사업 투자도 결정했다.

반 전 총장은 “국민통합을 위해 협치해야 한다”며 “21대 국회가 토론과 타협이 실종됐던 20대 국회와 다를 것으로 기대했으나, 실망이 크다”고 했다. 야당 몫이었던 국회 법사위원장을 비롯해 상임위 18곳을 독점한 여당이 최근 임대차법 등의 처리 과정에서 연출한 ‘입법 폭주’ ‘청와대 거수기’ ‘통법부’ 논란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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