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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북한보다 무서운 코로나..軍간부 확진에 한미훈련 전격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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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16년 3월 경북 포항 독석리 해안에서 열린 한미 연합 상륙훈련. /김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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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절 끝에 예년보다 대폭 축소된 규모로 열릴 예정이던 한·미 연합훈련이 개시 하루 전인 15일 전격 연기됐다. 훈련 참가자 가운데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북한의 반발 가능성을 무릅쓰고 추진하던 한·미 연합훈련이 차질을 빚음에 따라 군 안팎에선 “코로나가 북한보다 무섭다”는 말이 나왔다. 훈련은 이틀 순연돼 18일 시작할 예정이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한·미 연합훈련 참가차 대전의 군 교육기관인 자운대에 파견된 20대의 육군 간부 A씨가 지난 14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무증상 감염자인 A씨는 지난 10일 경기도 파주에서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밀접접촉자 70여명 중에 아직 추가 확진자는 나오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 당국은 감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작은 인원들을 포함해 총 500여명에 대해 코로나 검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군 당국은 A씨의 확진 판정 소식을 접한 뒤 협의를 거쳐 일단 훈련을 이틀 연기하기로 했다. 하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 확산세가 심상치 않아 훈련이 추가로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 주한미군 사령부는 이날 “서울에서 최근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증가한 상황을 고려해 이날 오후 6시부로 공중 보건방호태세(HPCON)를 ‘브라보’에서 ‘찰리’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HPCON이 격상된 지역은 서울과 주변 9개 지역이다. HPCON은 위험도를 평시인 ‘알파’부터 ‘델타’까지 4단계로 구분한다.

이번 훈련은 성사되기까지 곡절이 많았다. 최근까지도 코로나 확산세로 실시 자체가 불투명했다. 어렵사리 훈련은 실시하기로 됐지만, 규모는 예년보다 대폭 축소됐다. 코로나 여파로 미 본토 병력이 한국으로 이동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군 안팎에선 훈련 실시를 앞두고 놓고 한·미가 이견을 보였다는 관측도 나왔다. 우리 측은 문재인 정부 임기 내(2022년)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해 이번 훈련을 한국군 주도의 '작전 능력 검증 훈련'으로 해야 한다고 했지만, 미국은 코로나 상황을 감안해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이 주도하는 실질적 훈련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일각에선 한·미 연합 훈련에 거부감을 보이는 북한과의 관계를 감안해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자는 주장도 있었다. 하지만 “전작권 전환을 명분으로 하는 훈련이라면 북한의 반발도 크지 않을 것”이란 주장에 힘이 실린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 13일 ‘조선(북한)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미남합동군사연습’ 제목의 기사에서 “내외의 반대 배격에도 불구하고 강행되는 8월의 미남합동군사연습은 조선반도에서 다시 ‘8월 위기설’ ‘8월 전쟁설’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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