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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회장의 '친일파 파묘' 논란…野 "반인륜적"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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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국립묘지에 안치된 친일 인사 묘를 강제 이전하는, 이른바 '친일파 파묘(破墓)법'을 둔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김원웅 광복회장이 친일 인사가 국립현충원에 안장된 것을 강하게 비판하며 파묘를 주장하면서다. 야당은 김 회장의 기념사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광복회장 "청산 못한 역사 계속…국립묘지법 개정되리라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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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웅 광복회장이 15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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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은 15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를 통해 "대한민국은 민족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가 됐고, 청산하지 못한 역사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면서 "친일·반민족 인사 69명이 지금, 국립현충원에 안장돼 있다"며 친일·반민족 인사에 대한 파묘를 주장했다.

이어 "광복회는 지난 3월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국회의원 후보 1109명 전원에게 국립묘지에서 친일·반민족 인사의 묘를 이장할 것인지 물었다"며 "지역구 당선자 총 253명 중 3분의 2가 넘는 190명이 찬성했다. 더불어민주당도 과반수, 미래통합당도 과반수가 찬성했다. 금년 가을 정기국회에서 국립묘지법이 개정되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반성 없는 민족 반역자를 끌어안는 것은 국민 화합이 아니다. 정의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친일 청산은 국민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광복회장 기념사에…野 "어디에 대고 친일청산 운운하냐, 망나니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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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지사./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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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의 기념사는 이날 각 지역 강복회 지부장을 통해 대독됐다. 제주시 조천체육관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에서는 김률근 광복회 제주도지부장이 대독했는데,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 기념사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동의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원 지사는 미리 준비했던 원고 대신 즉석에서 "우리 국민의 대다수와 제주도민들이 결코 동의할 수 없는 매우 치우친 역사관이 들어가 있는 이야기"라며 "(친일) 앞잡이들은 단죄를 받아야 하지만 인간은 한계가 있는 것이고, 특히 역사 앞에서 나라를 잃은 주권 없는 백성은 한없이 연약하기만 하다"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공과 과를 함께 보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이편, 저편을 나눠서 하나만이 옳고 나머지는 모두 단죄해야 한다는 그런 시각으로 우리 역사를 조각내고 우리 국민을 다시 편 가르기 하는 그런 시각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앞으로 이런 식의 기념사를 또 보낸다면 저희는 광복절 경축식의 모든 행정집행을 원점에서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김기현 통합당 의원도 자신의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에 차고 넘치는 친일파 후손에 대해서는 면죄부를 주고, 위안부 할머니들을 앞세워 반일 이슈로 자신의 사리사욕 배를 채운 민주당 윤미향 의원 같은 사람도 정의의 이름으로 심판하지 못하는 주제에 어디에 대고 친일청산 운운하냐"고 일갈했다.

김 의원은 "그냥 말로만 반일한다고 외치고 국내정치용 쇼만 하는 무능한 정부에 대해 날카로운 지적을 하는 것이 광복회장이 해야 할 더 시급한 과제임을 기억하길 바란다"며 "국민대통합과 화합을 해야 할 이 광복절에, 깜냥도 안 되는 광복회장의 망나니짓에 기념식이 퇴색돼어버려 너무나 안타깝고 아쉬울 뿐"이라고 맹비난했다.

배준영 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과거를 청산을 미래로 가야 하는데 자꾸 과거에만 매몰돼 사소한 것까지 다 찾아내면 과부하가 걸려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며 "(파묘법은) 공과를 떠나 반인륜적인 행위가 아닌가 한다"고 밝혔다.


'파묘법' 이미 발의…민주당 "대한민국 정신 가치 재확립하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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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고(故) 백선엽 장군 안장식'./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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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이 요구한 국립묘지법 개정안, 이른바 파묘법은 이미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권칠승 민주당 의원은 지난 11일 친일반민족행위자의 국립묘지 안장을 금지하고, 유골이나 시신을 다른 장소로 이장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 국립묘지법에 따르면 친일파의 경우 국립묘지 안장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고 있다. 이들의 유골이나 시신을 국립묘지 외의 장소로 이장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없다.

권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대통령 소속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가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한 사람 중 안장대상심의위원회가 국립묘지의 영예성을 훼손한다고 인정하는 경우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없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국가보훈처장이 친일반민족행위자의 유골이나 시신을 국립묘지 외 장소로 이장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민주당은 이어 지난 13일 '친일파 파묘법' 관련 공청회를 열고 파묘법 추진 의지를 보였다. 송영길, 안민석, 김병기 등 민주당 의원 11명은 이날 공청회에서 파묘법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한목소리를 냈다.

송영길 의원은 "상훈법, 국립묘지법 개정 등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과정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벌주고 보복하는 것이 아니라 옳고 그름을 공명정대하게 만들고 대한민국의 중심가치로 세우는 것은 보수 진보의 문제가 아닌 우리 대한민국의 정신적 가치를 재확립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파묘법 발의를 계기로 고(故) 백선엽 장군의 현충원 안장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백 장군은 6·25 전쟁 때 주요 전투를 승리로 이끌며 한국군 최초로 4성 장군에 올랐다. 지난달 10일 숙환으로 별세한 뒤 대전현충원에 안장됐지만, 과거 만주군 간도특설대 장교로 복무한 이력 때문에 '현충원 안장'을 두고 공방이 일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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