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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승패는 하늘의 뜻, 즐겁게 야구하길”’ 롯데에 스며든 허문회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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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부산,박준형 기자]1회말 2사 1,2루 롯데 전준우가 선취 3점 홈런을 날린뒤 허문회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다/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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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부산, 조형래 기자] 패배를 잊은 듯 했던 롯데의 연승은 끝났다. 흔히들 말하는 연승의 피로감으로 인한 후유증을 염려했던 것이 사실. 하지만 롯데는 연패 없이 곧장 회복력

롯데는 지난 13일 사직 NC전에서 2-9로 완패를 당하며 8월 6연승 행진이 끝났다. 뜨거운 기세가 한 풀 꺾이는 듯 했다. 향후 상위권 팀들과의 경기가 연달아 기다리고 있었다. 롯데가 얼마나 빨리 회복해서 다시 분위기를 되찾느냐가 관건이었다. 우려는 기우에 그쳤다.

지난 14일 사직 키움전에서 5-1로 승리를 거뒀다. 시종일관 주도권을 놓지 않으면서 연승이 끝난 뒤 연패에 빠지지 않았다. 롯데의 달라진 회복력을 확인한 대목이다. 아울러 지난 7월 17~18일 대구 삼성전 2연패 이후 27일 동안 연패가 없다. 이 기간 16경기에서 11승4패1무를 기록 중이다.

‘분위기, 흐름의 팀’이라고 불리는 롯데다. 분위기를 타면 걷잡을 수 없이 활활 타오르지만, 침체가 됐을 경우 이를 극복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의 롯데는 좋을 때나, 나쁠 때나 한결같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미소를 잃지 않는다. 사실 올 시즌 내내 변하지 않았던 허문회 감독의 지향점이었다. 그 결과 5연패 이상의 장기 연패를 한 번도 당하지 않았다. 4연패는 지난 5월 27~30일 이후, 3연패는 7월 1~3일 이후 당하지 않았다.

허문회 감독은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면서 기본적인 기술 이론에 더해 심리학 공부도 함께 병행했다. ‘야구는 멘탈 게임’이라는 신념을 뒷받침하기 위해서였다. 심리학 박사들의 강연들을 수소문해서 듣고 지도자의 위치에서 선수들에게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를 고민했다.

허문회 감독이 강조하는 심리학은 ‘승패는 하늘의 뜻’이라는 명제가 기저에 깔려있다.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매 경기 즐겁게 열심히 임하다 보면 결과는 따라올 수 있다는 것. 그는 “승패는 하늘의 뜻이다. 잘 할 때나 못할 때나 분위기가 좋았으면 좋겠다. 경기는 계속 있기에 선수들은 야구를 해야 한다. 즐기면서 하다보면 실수를 했을 때도 빨리 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허문회 심리학’의 다른 점이라면 잘 할 때도 빨리 잊어야 한다는 것. 허 감독은 “좋은 것만 생각하는 것은 또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 순간순간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반응해야 할 때도 있다. 매 경기 생각을 비우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생각을 비우게 하려고 긴장을 풀어주려고 한다. 그런 면에서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것 같다”고 소신을 밝혔다.

물론 시행착오도 있었다. 그는 “나도 사람이고 감정이 있다. 그런데 많이 바뀌었다. 7~8년 정도 된 것 같다. 책도 많이 보고 강연도 들으러 다녔다”면서 “저부터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바뀌지 않았는데 선수들에게 바꾸라고 하는 것은 또 아니지 않나”라며 솔선수범의 자세를 말했다. 코치 시절에는 기성 지도자들과의 갈등도 없지 않았다. 그는 “감독이라서 이렇게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것 같다. 고집이라고 얘기도 많이 들었다. 다른 지도자분들과 생각이 다를 때도 있었다.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혼자 생각을 했던 부분을 감독이 돼서 해보고 싶었다”며 “지금 이렇게 해보니 퍼포먼스도 잘 나오고 선수들과의 소통도 잘 되는 것 같다”고 했다.

허문회 감독의 한결같고 확고한 방향성에 반신반의 했던 선수들도 순간에 집중하고 있다. 어느덧 허문회 심리학이 효과가 스며들고 있다. 그는 “선수들과 서로 간에 믿음이 생기는 것 같다. 선수들이 잘 따라와주고 있다”면서 “영원한 것은 없기 때문에 하루하루 즐겁게 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선수들과 해나가고 싶다”고 현재 선수단의 흐름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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