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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코로나19 무서운 확산세...정부, 내일 거리두기 2단계 격상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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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확진자 하룻새 103명, 지역발생 85명
수도권 7개 교회 관련 확진 200명 육박
정세균 "수도권 방역 단계 격상 검토"
한국일보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이날 낮 12시 기준으로 우리제일교회와 관련 누적 확진자가 총 72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교인 및 접촉자에 대한 검사 결과 전날 낮 12시 이후 교인 58명, 지인 2명 등 60명이 추가됐다. 사진은 이날 오전 경기도 용인시 보정동 우리제일교회에 출입금지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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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연 이틀 100명 넘게 발생했다. 서울과 경기도는 교회를 중심으로 급격히 늘어나 각각 역대 최대 확진자가 나오면서, 모든 종교시설에 대해 2주간 집합제한 행정명령을 내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의 방역 노력과 국민 안전 및 건강이 일부 교회로 인해 일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상황이 엄중한 만큼 종교의 자유를 존중하면서 교회의 방역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방역당국은 15일 긴급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안본) 회의를 열고 폭증세를 보이는 수도권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수준을 2단계로 상향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서울, 경기 14일 확진자수 역대 최고치


14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기준 신종 코로나 환자는 전날 같은 시간보다 103명 증가했다. 신규 환자 규모는 이달 들어 20~40명대를 오르내리다 12일 54명과 13일 56명으로 증가하더니 이날 100명을 넘어섰다. 신규 환자가 100명을 넘은 것은 지난달 25일(113명) 이후 20일 만이다. 당시는 이라크 근로자들의 대거 귀국과 부산항 러시아 선박 선원 집단감염으로 해외유입 환자가 86명이었지만, 이날은 위험 신호로 여겨지는 지역발생 환자가 85명에 달했다. 지역발생 환자가 80명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3월 31일(88명) 이후 136일만이다. 서울(31명)과 경기(38명) 인천(3명) 등 인구가 밀집된 수도권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특히 이날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확인된 서울과 경기 확진자는 각각 58명과 62명으로, 각 지역별 일일 확진자 수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안본은 오후 10시 기준 전국에서 확인된 신규 확진자는 138명이라고 밝혔다. 이틀 연속 100명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무엇보다 이달 1일 이후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가 13.7%에 달하면서 방역에 애를 먹고 있다. 교회는 물론 상가, 사무실, 가족 모임, 학교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교회, 시장, 학교, 패스트푸드점, 카페에서도 집단발병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장소의 문제라기보다 마스크를 쓰지 않는 환경 때문으로 보인다”며 “사람들이 모이는 곳은 다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신규 집단감염도 속속 발생했다. 이날 정오 기준 서울 강남구의 금투자 전문기업 골드트레인에서 집단감염이 확인됐다. 지난 11일 첫 확진자가 나타난 이후 역학조사 과정에서 경기 남양주시 일가족 3명과 서울 광진구 일가족 5명과의 연관성이 확인돼 집단감염 사례로 분류됐고, 이날 2명이 추가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누적 확진자는 18명으로 불어났다. 서울 롯데리아 종사자 집단감염과 관련해 이들이 모임을 가진 음식점 이용객 4명이 추가로 확진판정을 받아 누적 15명으로 늘었다. 동대문시장 통일상가와 관련된 환자도 2명이 추가돼 누적 확진자는 4명으로 증가했다.

학교에서도 환자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경기 용인시 죽전ㆍ대지고 관련, 격리 중이었던 학생 1명이 확진돼 누적 9명으로 늘었고, 부산 해운대구 부산기계공업고와 관련해서도 4명이 추가로 확진돼 누적 확진자는 7명으로 증가했다. 추가 확진자는 학생의 지인과 가족 2명, 가족의 지인 등으로 확인됐다.

용인 우리제일교회 하루 60명 무더기 확진


가장 큰 확산지는 교회다. 경기 용인시 우리제일교회에서는 하룻만에 60명의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해 누적 72명으로 껑충 뛰었다. 이 교회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성가를 부른 것으로 파악되는 등 방역 수칙을 무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도 14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환자가 19명으로 증가했다. 이 교회 관련 검사대상자만 1,897명에 달해 확진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서울시는 사랑제일교회에 시설폐쇄조치를 내렸다. 경기 고양시 기쁨153교회에서도 격리 중이던 1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확진자는 24명으로 늘었다.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송파구 사랑교회를 시작으로 이날까지 서울과 경기 지역 7개 교회 관련 확진환자는 193명에 달한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검토"


확진 사례가 폭증하고 3일 연휴에 예배와 집회가 예정되면서, 정부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안본 회의에서 “상황이 좀 더 악화되면 수도권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당초 정부는 중대본 차원에서 주말과 내주 초까지의 발생 추이를 보고 대응 단계 격상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으나 14일 하루 동안 환자가 급증하자 15일 긴급히 중안본 회의를 열어 상향을 논의하기로 했다.

의료체계가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환자 규모를 줄이는 것이 목표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선포되면 학교의 등교 규모가 축소되고, 스포츠 행사는 무관중으로 치러진다. 무엇보다 실내 50명 이상, 실외 100명 이상의 모든 사적ㆍ공적 집합과 모임, 행사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이 내려진다. 정 총리는 “2단계 격상 전이라도 서울ㆍ경기는 교회와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자체적으로 2단계에 준하는 방역 강화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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