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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홍콩 '학민여신' 차우, 日서 '민주여신'으로 폭발적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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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슈아 웡과 함께 '우산 혁명' 이끈 홍콩 민주화 운동 상징

유창한 일본어·활발한 SNS 활동에 日 각계 지지 잇따라

연합뉴스

체포되는 홍콩 '우산 혁명' 주역 아그네스 차우
(홍콩 AFP=연합뉴스) 홍콩 민주화 운동의 주역인 아그네스 차우가 10일 밤 자택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후 경찰차에 실려 가면서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차우는 2014년 홍콩 민주화 시위 '우산 혁명'을 이끌었던 활동가 중 한 명이다. sungok@yna.co.kr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으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홍콩 민주화 인사 아그네스 차우(周庭·24)에 대해 일본 내에서 폭발적인 지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전 세계가 홍콩 반중 매체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黎智英)의 체포와 석방에 주목하고 있지만, 유독 일본에서는 아그네스 차우가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차우가 지난 10일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자 일본 내에서는 그를 지지하는 운동이 들불처럼 번졌다.

일본 트위터에서는 '아그네스 차우를 석방하라'(#FreeAgnes)는 해시태그 운동이 대대적으로 벌어져 그가 11일 밤 보석으로 풀려나기 전까지 이 운동에 동참한 계정은 17만8천개에 달했다.

'우리는 아그네스 차우 체포에 항의한다'(#We protest the arrest of Agnes Chow)는 해시태그 운동에도 5만7천개 계정이 참여했다.

일본 언론은 차우 등의 체포와 석방을 1면 머리기사로 다뤘으며, 유명 영화감독, 작가, 언론인 등도 잇달아 차우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일본 국회 내 초당적 모임인 '대중국 정책 국회의원 연맹'은 차우 등 민주화 인사의 체포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일본 정부가 홍콩을 떠나는 홍콩인과 기업에 비자 면제 등의 혜택을 줄 것을 촉구했다.

일본 공산당 또한 차우 등의 체포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으며, 일본 국회의사당 앞에서는 홍콩 민주화 운동 지지 시위도 벌어졌다.

이에 차우는 보석으로 풀려난 후 동영상을 통해 일본인들에게 일본어로 감사의 메시지를 전하고, 홍콩에 계속 관심을 가져줄 것을 호소했다. 이 동영상 일부는 일본 공영방송 NHK에도 소개됐다.

연합뉴스

빈과일보 들고 지지 표시하는 홍콩 시민들
(홍콩 AFP=연합뉴스)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反中) 매체인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가 12일 새벽 보석으로 풀려나자 시민들이 빈과일보를 펼쳐서 들어 보이며 지지 의사를 표하고 있다. 지미 라이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지난 10일 체포됐다. sungok@yna.co.kr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차우는 일본어로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일본 언론과도 수차례 인터뷰를 하면서 일본에 홍콩의 민주화 운동을 알리는 역할을 해왔다.

일본 언론들은 그를 '민주 여신'으로 부른다. 이는 1989년 중국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당시 시위대가 톈안먼 광장에 세웠던 '민주 여신상'에 빗댄 것이다.

도쿄 국제기독교대학의 스테펀 나지 교수는 차우의 일본 내 인기에 대해 "차우는 일본어를 잘하고, 자기 생각과 감정을 소셜미디어 메시지로 전달하는 데도 능숙해 일본 사회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차우는 젊고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도 불편해하지 않아 일본인들에게는 자연스럽게 홍콩 민주화 운동의 얼굴로 비치고 있다"고 말했다.

아그네스 차우는 조슈아 웡(黃之鋒)과 함께 홍콩의 민주화 운동을 상징하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두 사람은 2014년 79일 동안 대규모 시위대가 홍콩 도심을 점거한 채 벌인 민주화 시위 우산 혁명을 주도했고, 아그네스 차우는 '학민여신'(學民女神)으로 불리며 우산 혁명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나아가 2016년에는 네이선 로(羅冠聰)와 함께 '데모시스토당'을 결성했다. 이들은 지난해 홍콩 시위 때 국제사회에 연대를 호소하는 활동을 해 중국 중앙정부에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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