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6 (화)

진중권 "과거 새누리당 친박공천으로 망해…민주당 친문일색으로 그 길 따라가고 있는 것"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진 전 교수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는 당이 완전히 친문일색으로 변해 위기상황에서 친문과 대적해 당의 혁신에 나설 '세력' 자체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는 데 있다" / "통합당은 중도층과 소통 가능한 보수정당으로 리모델링해야"

세계일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3일 더불어민주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처음으로 미래통합당에 지지율이 역전당했다는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해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는 당이 완전히 친문일색으로 변해서 저런 위기상황에서 친문과 대적해 당의 혁신에 나설 '세력' 자체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는 데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과거에 새누리당이 친박공천으로 망했다. 친문일색으로 그 길을 따라가고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진 전 교수는 "겨우 노무현 반사광을 받은 대통령 아우라로 버티고 있는데 그 달빛도 빛이 바래고 변색해 오래 가지 못 할 것"이라며 "대통령 지지율이 당 지지율 아래로 떨어져야 변하려고 할까? 요즘 민주당의 행태를 보면 그것도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 이미 당의 체질이 유사전체주의로 변한 터라 위기에 처하면 처할수록 더 극렬해질 것 같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은 이미 피드백 시스템이 망가졌다. 당이 자기 수정 능력을 완전히 잃어버린 것"이라며 "경고등이 켜졌는데 정청래는 '각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고' 그걸 레임덕의 시작이라 부르는 게 언론 탓'이라고 한다. 아예 현실감각을 잃어버린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친문 강성 완장파가 당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고 이들이 친문 강성 지지자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 나머지 의원들은 소신 없이 이들의 눈치만 보는 관료주의 체제 하의 공무원 같은 존재로 전락했다"며 "그나마 쓴소리를 하던 사람들도 죄다 말을 바꿔 이들 친문에게 아부나 하기 바쁘다. 당내의 자기비판이 시스템상 불가능해진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은 '친박' 외에 '친이'라도 존재했지만 민주당에는 친문 외에는 '세력'이라 할 만한 게 존재하지 않는다"며 "심지어 대선주자들마저도 친문에게 눈도장 받느라 아부하기 바쁘니 차기를 중심으로 당을 혁신하는 것도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진 전 교수는 12일 미래통합당을 향해 "친박근혜계와 친이명박계, 뉴라이트 등과 결별하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통합당은 중도층과 소통이 가능한 보수정당으로 리모델링해야 한다"며 이렇게 적었다.

진 전 교수는 "통합당에서 다시 친박, 친이들이 슬그머니 목소리를 높인다"며 "친박은 박근혜 사면을 이야기하고 친이는 다시 4대강 전도사 노릇을 시작하고 다시 건국절 논쟁을 시작하는 정신 나간 의원이 있는가 하면 여전히 개표조작 음모론을 주장하는 얼빠진 이들도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다 퇴행적인 행태들로 통합당으로 지지가 돌아오기는 하나 이들과 명확한 선을 긋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보수도 분화해야 한다"며 "민주당과 정의당처럼 보수진영도 그 안에서 노선을 나눌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진 전 교수는 "탄핵무효 외치는 친박, 건국절 제정하자는 뉴라이트, 개표조작을 주장하는 음모론자들은 조원진의 우리공화당으로 보내라"며 "억지로 같이 가려다 보니 다 망가지는 것이기에 극우와는 단호히 갈라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통합당이 5·18을 함께 기념하고 세월호 진상조사에 협력하고 두 대통령의 구속에 대해 사과하려 하는 것은 평가할만하다"며 "아울러 철지난 극우반공주의와 시장만능주의 이념을 버리고 공화주의 관점에서 모든 국민을 위한 정책을 생산하는 대안정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그래야 1%만을 위한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버릴 수 있을 것"이라며 "물론 저항이 심하겠지만 결국 자기와의 싸움이다"라고 밝혔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