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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집 두 채 모두 팔아 ‘모범’”?… ‘집단 사표 주도’ 노영민 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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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사표 소동, 사극에서 보던 궁정 갈등”

세계일보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집중호우 긴급점검 국무회의에 참석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최근 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책임’을 이유로 청와대 수석비서관 5명을 독려해 함께 사표를 냈던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결국 유임됐다. 서울 강남권에 2주택을 보유해 논란이 됐던 김조원 전 민정수석 등이 교체됐으나 노 실장이 냈던 사표는 사실상 반려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2주택자였던 노 실장이 집을 모두 매각한 점이 유임된 이유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3일 기자들을 만나 최근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민정수석, 사회수석, 시민사회수석, 정무수석 등을 교체한 개편에 대해 “수석급 이상 인사는 일단락됐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노 실장의 사표가 반려된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게 해석해도 된다”고 답했다. 앞서 노 실장은 지난 7일 수석 5명과 함께 일괄 사표를 제출했는데, 이후 노 실장과 김외숙 인사수석을 제외한 4명과 김연명 사회수석까지 5명의 수석이 교체됐다. 그동안 노 실장과 김 인사수석의 사표 수리 여부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았던 청와대가 이날 이들의 유임을 공식화한 것으로 보인다.

노 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수석들의 집단 사의 표명은 부동산 논란으로 정부·여당에 등 돌린 민심에 책임을 지는 차원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특히 반포 아파트를 둘러싼 논란으로 구설수에 오른 노 실장과 고가 매각 논란에 휩싸인 김 전 수석 등이 사표를 내면서 이런 관측에 힘을 실었다. 사표 제출은 노 실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전 수석과 달리 노 실장은 보유하고 있던 집 두 채를 모두 팔았고, 결국 청와대에 남게 됐다. 청와대 관계자가 노 실장의 유임과 관련해 “집 두 채를 모두 팔면서 일종의 희생이나 모범을 보인 것으로 해석해 달라”고 부연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날 노 실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부의 정책 성과를 홍보하는 글을 올리는 등 평소대로 업무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페이스북 글에서 “대공황 이후 최악이라는 세계 경제 충격에도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은 흔들림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K방역으로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해 경제충격을 최소화하고 있고, 경제회복 속도도 빠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노 실장은 지난 11일에도 페이스북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8%로 발표했다”며 “이는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양호한 성장률”이라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야권에서는 노 실장의 유임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미래통합당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정책 당국자가 아닌 (노) 비서실장과 수석들만 사표를 제출했을 때 (이미 청와대가) ‘사태의 심각성을 모른다’는 비판에 직면했는데 그마저도 비서실장은 잔류했다”며 “사표 소동은 사극에서 보던 궁정 갈등이 아니었느냔 의구심만 키웠다”고 꼬집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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