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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KIA의 내야 수집, 무엇을 위한 복안일까?[SS W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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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NC시절 김태진.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현재와 미래에 모두 녹아들 수 있다.”

올시즌 KIA는 총 세 차례의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선택받은 건 전부 내야수였다. 1월엔 키움과 트레이드를 통해 외야수 박준태(29)와 3루수 장영석(30)을 맞바꿨고, 6월엔 투수 홍건희(28)를 두산에 보낸 대신 내야 유틸리티 자원 류지혁(26)을 데려왔다. 마지막 트레이드는 지난 12일. 마감 시한을 3일 앞둔 KIA는 투수 문경찬과 박정수, NC 내야수 김태진(24)과 투수 장현식(24)을 맞바꾸는 빅딜로 마침표를 찍었다. 이 트레이드의 핵심 역시 내·외야 멀티자원 김태진의 영입이었다. 지난해 무상 트레이드로 데려온 나주환(36)까지 포함하면 올시즌 새로 KIA에 몸담은 내야수만 4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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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류지혁.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문경찬을 내주는 출혈과 비난 여론을 감수하면서까지 내야수 수집에 사활을 건 이유는 분명했다. 현재 KIA 내야는 경쟁력이 없다. 주 전력이 줄줄이 이탈한 상황에서 어린 자원만으로는 5강 싸움도, 리빌딩도 어렵다. 주전 유격수 박찬호를 제외하면 백업은 물론 주전급 자원도 턱없이 부족하다. 3루수 나주환은 이미 전성기를 지난 나이고, 1루수 유민상도 풀타임 소화는 어렵다. 그나마 믿을 구석이었던 김선빈마저 지난 12일 햄스트링에 물이 차 부상자 명단(IL)에 올랐고, 돌아오더라도 내야수로선 적지 않은 나이다.

KIA가 택한 류지혁 김태진 모두 20대 중반의 젊은 선수들이다. 향후 3~4년 간 자리를 지켜주면 어린 내야수를 육성할 충분한 시간이 된다. 현재 주전 공백을 메우고 있는 김규성(23) 최정용(24), 박민(19), 홍종표(20) 등은 수비엔 부족함 없지만, 타격 능력과 경험치에서 빈틈이 분명하다. 적응해야 하는 시기에 ‘주전 대체자’라는 부담을 안고 있으니, 안정적인 내야 구축엔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KIA 조계현 단장은 “올시즌 트레이드한 류지혁, 김태진 모두 멘탈이 강하고 공격적인 야구를 한다. 경험과 근성을 모두 갖춘 내야수가 필요하다 판단했다”며 “맷 윌리엄스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들도 멀리 봤을 때 활용 가치가 충분한 자원들이라 평가했다. 부상으로 주춤하고 있지만, 정상적인 몸상태를 찾으면 내야에 좋은 효과를 가져올 거다. 어린 선수들이 보고 배우는 것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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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장영석이 1회말 상대 정은원의 타구를 잡아 1루로 송구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내야수 영입에 ‘올인’했던 배경엔 마운드에 대한 자신감도 한몫 했다. 당장 현재 전력만 보면 필승조 주축 문경찬의 이탈은 치명적이나, 멀리 보면 얘기가 다르다. 전상현(24)이 마무리로서 손색없는 활약을 해주고 있고, 부상 중인 박준표(28)를 비롯해 임기준(29), 하준영(21)도 다음 시즌부턴 모습을 볼 수 있다. 여기에 신인 정해영(19), 김기훈(20) 등도 1군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마운드는 ‘육성’으로 일궈낼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배경이다. 조 단장은 “(문)경찬이 지난해 마무리 투수로 활약해 임팩트가 컸던 건 사실이다. 안 좋은 여론은 예상했고, 충분히 이해가 됐다”면서도 “KIA 투수진엔 젊은 자원이 많다. 지금 당장은 부상으로 상황이 좋지 않지만, 군 문제를 해결한 선수도 많고, 대부분 어리다. 투수 쪽은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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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나주환이 배팅볼을 던져주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결국은 현재와 미래를 모두 겨냥한 선택이다. 향후 3~4년간 육성과 재건을 동시에 이뤄내면, 안정적인 내야 구축은 물론 더 나아가 또 다른 트레이드를 위한 카드를 얻을 수 있다. 조 단장은 “내야수 트레이드를 통해 KIA의 현재와 미래에 모두 녹아들 수 있는 선수를 데려왔다고 생각한다. 5강 진입과 내야 개선이라는 미래 목표를 잡으려고 했던 선택이고, 필요한 부분을 잘 채워가고 있다”며 ‘두 마리 토끼’에 대한 포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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