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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팩플]재건축 기다리는 '40년' 넘은 아파트 … 3년간 55%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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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데이터]②전국 아파트 897만세대 전수 조사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은 지 40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 가격이 55%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가격 상승률(28.9%)을 26%포인트가량 상회하는 수치다.

중앙일보가 네이버 부동산에 등록된 전국 아파트 단지 3만 7339곳 중 KB시세가 적용된 1만 9260개 단지(897만 세대)를 조사한 결과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5월과 지난달의 KB시세를 통해 지난 3년간 아파트 가격 상승률을 비교했다. 아파트 연식(2020년 기준)은 5년, 10년 단위로 쪼개 분석했다. 국민은행이 매주 발표하는 KB시세는 금융권에서 주택담보대출 기준으로 사용하는 대표적인 부동산 지표다.



① 40년 넘은 아파트 3년간 3억원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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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아파트 연식별 가격 상승률.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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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사 대상 아파트 가운데 지은 지 40년 이상 된 아파트는 전국 257개 단지(7만 249세대)다. 재건축 연한(30년)이 10년 이상 지난 노후 아파트지만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가격 상승률은 55%, 평균 상승액은 2억 9646만원(5억 3947만 → 8억 3593만원)이다. 증가율과 증가액 모두 다른 연식의 아파트에 비해 높았다.

· 아파트 연식을 5년 단위로 쪼개 봤을 때, 36~40년 된 아파트가 52.8%(2억 1031만원)로 증가율과 증가액 모두 두 번째로 높았다. 31~35년 된 아파트는 상승률 46.3%(1억 2314만원)로 뒤를 이었다.

· 문재인 정부는 집값 상승의 원인을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으로 규정하고 이를 잡기 위해 강력한 규제를 잇달아 내놓았다. 하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전국 30년 초과 아파트 가격 상승률도 49%(1억 5289만원)로 전국 상승률(28.9%)보다 20%포인트가량 높았다.



② 서울 40년 초과 아파트 평균 17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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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연식별 가격 상승률.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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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서도 조사대상 가운데 31~35년 된 아파트(19만 1715세대)의 상승률이 68.2%(2억 2831만원)로 지난 3년간 가장 많이 올랐다. 하지만 서울에선 1990년대에 지은 21~30년 된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64%) 역시 높게 나타났다.

· 가격 상승액 기준으로 보면 서울 40년 초과 아파트가 6억 5482만원으로 가장 많이 올랐고, 36~40년(5억 443만원)이 뒤를 이었다. 평균 가격도 40년 초과 아파트가 17억 4413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36~40년 된 아파트(15억 5318만원) 순이다.



③ 서울 신축도 평균 13억원 … 신축으로 번진 가격 상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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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요 지역 신축-구축 아파트 가격 비교.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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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선 입주 5년이 안 된 신축 아파트의 평균 가격(7월 기준)도 높게 나타났다. 1~5년 된 서울 지역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13억 7936만원으로 40년 초과, 36~40년 아파트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다만 구별로 차이를 보인다. 재건축이 묶인 강남구는 30년 이상 된 아파트가, 재건축이 진행된 단지가 많은 서초구는 10년 이내 지어진 신축 아파트 가격이 높았다.

· 전문가들은 서울 재건축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공급 물량 감소로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공급 감소로 신축 아파트 희소가치가 높아지면서 신축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는 것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아파트 가격을 잡기 위해선 공급을 늘리거나 수요를 분산하는 정책을 써야 한다"며 "이번 정부 들어 각종 규제로 공급 물량이 크게 줄어 아파트 가격이 지속해서 상승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④ 경기에선 신축일수록 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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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 연식별 아파트 가격.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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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에서도 가격 상승률은 노후 아파트가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평균 가격(7월 기준)은 서울과 달리 신축이 가장 높았다. 경기 지역 5년 이하 신축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5억 7821만원이고, 6~10년 된 아파트는 5억 6641만원이다. 경기도에서 아파트 가격이 높은 과천(평균 14억 25만원)-성남(8억 9347만원)-하남(7억 6447만원)-광명(6억 393만원) 모두 신축 가격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권대중 교수는 "서울은 개발이익에 대한 기대감이 큰 강남을 중심으로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며 "경기 지역은 개발 이익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은 데다 투자보다는 주거 목적이 크기 때문에 신축을 더 선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⑤ 어떻게 조사했나



KB시세는 아파트 단지의 면적별 시세를 제공한다. 같은 아파트 단지라도 전용면적이 다르면 시세도 다르다. 또 KB시세에서는 상위평균가-일반평균가-하위평균가 등 세 가지 시세를 제공하는데, 이번 분석에선 일반평균가를 활용했다. 면적별 일반평균가를 면적별 세대 수에 곱해 아파트 단지 전체의 가격을 구했고, 이 값을 단지의 전체 세대 수로 나눠 아파트 단지의 평균 가격을 산출했다. 같은 방법으로 지역·연식별 아파트 평균가격도 계산했다. 2017년 5월 이후 입주를 시작한 아파트 단지의 가격은 KB시세 최저가와 지난달 가격을 비교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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