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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남아있는 정우람 카드' NC가 당긴 방아쇠, 5강경쟁 혼전 부채질[SS 이슈추적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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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한화 마무리 정우람이 1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프로야구 키움히어로즈와 한화이글스의 경기 9회말 등판해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하고 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NC가 방아쇠를 당기자 5강 경쟁팀들의 계산기가 바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마감시간까지 남은 이틀간 계산을 끝내고 실행에 옮길 팀이 추가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역대급 중위권 경쟁이 트레이드로 요동칠 기세다.

불펜 약화로 선두 고공비행에 제동이 걸린 NC가 영리하게 ‘선방’을 날렸다. KBO리그 최고 마무리 투수 중 한 명이지만 팀 성적 악화로 사실상 기능을 상실한 한화 정우람(35)을 두고 치열한 물밑 협상을 하던 NC는 내야 고갈로 어려움을 겪던 KIA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해 마무리로 깜짝 변신해 24세이브(1승 2패 평균자책점 1.31)를 따낸 문경찬(28)을 내야수 김태진(25)과 바꿨다. 선발과 불펜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던 장현식을 내보냈지만 잠수함 투수 박정수를 얻어 상쇄했다. NC와 KIA가 처한 팀 상황을 들여다보면 서로 필요충분조건을 채운 트레이드로 비친다. 그러나 리그 판세로 시선을 확장하면 후반기 순위싸움의 성패를 가늠할 신호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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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에서 KIA로 트레이드 된 장현식이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0 KBO리그 LG와 KIA의 경기에 앞서 새 유니폼을 입고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두 팀의 트레이드 충격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른 5강 경쟁 팀인 KT가 포수 이홍구를 품고 유틸리티 오태곤을 SK로 보냈다. 이홍구는 수비력에 의문후보가 남아있는 상태이지만 마땅한 오른손 대타가 없던 KT로서는 한 방을 기대할 수 있는 힘이 필요했다. KT 이강철 감독이 이홍구를 확대엔트리 시행 이후 활용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넓게 보면, 불펜이 상대적으로 헐거운 KT가 두꺼운 안방을 또다른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치열한 5강 다툼 중인 KIA와 KT는 트레이드로 분위기 쇄신과 전력보강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정우람 카드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이다. 한화 관계자는 “카드가 맞으면”이라며 부정적인 뉘앙스를 풍겼지만, 중상위권이 워낙 촘촘하게 붙어있는데다 60경기 이상 남겨둔 시점이라 도전할만 한 모험이라는 평가가 주류를 이룬다. 특히 올해는 50일 이상 지속된 장마로 각 팀이 투수난을 호소한다. 당장 오는 25일부터는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되면 곧바로 더블헤더를 치러야 해 일주일 동안 최대 8경기 강행군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선발 투수가 부족한 KBO리그 현실을 고려하면 불펜에 부하가 걸릴 게 불보듯 뻔하다. 뒤를 막아두면 중간 투수들을 운용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넓어진다. 선택과 집중도 훨씬 용이하다. 다만 한화의 눈높이가 상당히 높아 이틀 안에 극적 협상타격 결과가 나올지 여부는 미지수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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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포수 김준태와 정보근.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5위권 진입을 노리는 팀들도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기는 마찬가지다. 실제로 삼성 허삼영 감독은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 프런트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말로 트레이드 가능성을 시사했다. 삼성은 개막 전부터 주전급 선수들이 트레이드 카드로 거론된 터라 막판 뒤집기 가능성이 가장 큰 구단 중 하나다. 롯데의 참전여부도 관심사다. 분위기가 달아 올랐을 때에는 선수 구성을 흔들지 않는 편이 좋지만, 가을잔치까지 내다보면 전력보강을 해야 한다. 13일 현재 4위 LG와 2경기 차에 불과해 내친김에 더 높은 곳을 노릴 가능성도 존재한다.

오는 15일 이후 트레이드 된 선수들은 포스트시즌에 출전할 수 없다. 5강 경쟁을 위해 트레이드를 단행하는 팀은 당연히 가을잔치까지 염두에 두고 움직일 수밖에 없다. 주는쪽이 상대적으로 배짱을 튕길 수 있는 구도라 삼각, 사각 트레이드로 돌파구를 마련할 팀도 나올 수 있다. NC의 방향전환 탓에 각 팀 단장의 수 싸움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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