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코로나19 집단감염 우려에도 '마스크 벗고 다닥다닥'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할리스커피 집담감염 후 롯데리아·스타벅스 확진자 나와 영업중단

카페발 코로나19 우려 6일부터 방역수칙 시행했지만

현실성 없는 마스크 쓰기· 업체들 테이블 간격 조정도 안해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마스크를 벗고 음식(음료)을 섭취하는 외식매장의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롯데리아 점장 모임에서 1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서울 시내 7개 롯데리아 매장이 지난 12일부터 문을 닫고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같은 날 국내 최대 스타벅스 더양평DTR점도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돼 영업을 중단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외식업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방역당국이 발표한 방역수칙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말 할리스커피 선릉역점에서 코로나19 집담감염이 발생한 후 지난 6일부터 별도의 카페 방역수칙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이데일리

지난 12일 점심시간 사람들로 가득찬 스타벅스 매장. (사진=이성웅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카페 방역수칙에 따르면 카페 이용자는 카페 입장과 주문대기, 이동하거나 대화할 때, 음료 섭취 전·후에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또 테이블 사이 간격을 2m(최소 1m) 두고 앉거나 다른 이용객과 가급적 최대한 간격을 두고 앉아야 한다. 이를 위해 카페 책임자는 테이블을 최소 1m 간격을 두고 배치하거나 테이블 간에 칸막이 설치, 고정형 탁자 일부 사용 금지 등 테이블 간 거리를 두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대기할 때도 최소 1m의 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안내문과 바닥 스티커 등을 통해 안내해야 한다.

실제로 얼마나 지켜지고 있을까. 지난 11과 12일 점심시간 직장인들이 많이 몰리는 서울 광화문·여의도 일대 카페 10여 곳을 둘러본 결과 방역수칙 전과 달라진 것은 안내문이 부착된 모습뿐이었다. 스타벅스와 커피빈, 할리스커피 등 대형 커피 체인점은 대부분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다. 이디야는 다음 주에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 안내문을 배포해 각 지점에 부착할 계획이다.

하지만 안내는 안내문에 그칠 뿐이었다. 점심시간이 되자 방역 수칙은 대부분 지켜지지 않았다. 밀려드는 손님 때문에 빈자리는 찾아볼 수 없었다. 다닥다닥 붙은 테이블과 만석이 된 좌석, 손님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대화를 나누고 있지만 이를 제지하는 직원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점심시간 광화문 한 커피전문점에 들린 회사원 A씨는 “마스크를 쓰라는 방역수칙을 몰랐다”며 “안다고 하더라도 마스크를 쓰고 대화하다가 벗고 커피 마시고 다시 쓰고 대화하고 그걸 계속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다. 옆 테이블에 앉은 회사원 B씨도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마스크 쓰는 것과 카페에서 마스크를 쓰라고 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정말로 지켜질 것이라 생각하고 만든 수칙인지 모르겠다. 수칙이든 대책이든 현실적인 것을 내놓고 지키라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할리스커피 선릉역점. 마스크 의무 착용 안내와 줄 설 때 가이드라인 표시, 테이블 간의 거리 조정을 했다.(사진=할리스커피)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마스크도 마스크지만 테이블 간 간격 유지는 전혀 실행되지 않고 있었다. 회사원 C씨는 “좌석을 줄이면 손님들이 없는 자리를 만들어 앉을 수도 없고, 자연스럽게 거리 두기도 되고 포장이나 배달로 손님이 분산될 텐데 그런 것은 강제하지 않고 마스크를 쓰라고 하는 것은 방역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방역수칙에는 카페 책임자가 좌석 간격유지 대책을 세우라고 했지만 대부분 카페 매장에서 테이블 간격 유지를 위한 좌석 줄이기·비우기는 시행하지 않고 있다. 선릉역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할리스커피만 유일하게 테이블 간격을 조정했다.

할리스커피 관계자는 “고객 밀집도가 높은 주요 상권의 매장부터 테이블 간격을 조정하고 주문 시 줄을 설 때 거리를 두도록 가이드라인을 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코로나19로 인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 시기 때 좌석의 3분의 1을 줄였던 스타벅스는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완화된 후 좌석을 원상복귀했다. 현재는 집단감염이 발생한 지역에 한해서 탄력적으로 테이블 수를 조정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이번 카페 방역수칙과 관련해 테이블을 조정한 매장이 아직까지는 없지만 고객 밀집도 높은 곳을 중심으로 테이블 재배치와 벽 등을 활용해 거리두기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방역수칙이 발표되기 전부터 출입문, 계산대 등 매장 곳곳에 마스크 착용 안내문을 부착하고 안내하고 있다”며 “전 매장에서 간격 유지를 위해 테이블이나 좌석을 줄이는 것은 시행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진행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겠다”고 말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