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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증시 생각보다 강하네"…코스피 꽁무니 쫓는 증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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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개월 전만해도 코스피 목표치 2100~2200선

삼성증권, 2850선까지 목표치 높여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실물경제와 주가는 괴리돼 있지 않다. 현실과 괴리된 것은 전문가 추정치다.’

이은택 KB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2일 보고서에서 하반기 코스피 목표치를 2360선에서 2570선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이달 들어 코스피 지수가 연 저점을 넘어 9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2437.53까지 오르는 등 고점을 높이자 증권가에선 뒤늦게 코스피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증권은 향후 1년간 코스피 목표치를 2850까지 끌어올렸다. 증시가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증시 과열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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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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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엔 상장사 영업이익 190조 찍을 것이란 희망`


증권가의 코스피 상향 조정에 이정표를 찍은 것은 삼성증권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향후 1년내 코스피 전망치를 2850선으로 끌어올렸다. 역대 코스피 최고점(2018년 1월 29일, 2607.10)을 뛰어넘는 수치다. 한국투자증권과 현대차증권도 하반기 또는 향후 1년간 코스피 목표치를 각각 2480선, 2650선으로 제시했다. 2~3개월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증권사 코스피 목표치는 2100~2200선 언저리였다.

목표치 상향 조정의 근거들은 유사하다. 2분기 실적 호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글로벌 경기선행지수 개선,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상승 등이 경기 회복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는 판단이다. 그러니 실물과 주가가 괴리돼 있지 않다는 주장이 나온다.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76개 상장회사의 2분기 매출액 잠정치는 300조2900억원, 영업이익 24조4800억원(12일 현재)으로 추정치(매출액 321조6600억원, 영업이익 22조6600억원)보다 매출액은 6.6%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8.0% 더 늘어났다. 물론 전년동기(매출액 366조원, 영업이익 28조3900억원) 대비로는 여전히 줄어든 수치다.

OECD 글로벌 경기선행지수의 반등폭은 둔화됐으나 7월 97.99으로 4월 저점 이후 석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데다 OECD가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0.8%)를 37개 회원국 중 가장 높다고 전망했다.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올라가는 것도 긍정 신호로 여겨진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0.6590%(12일)에 달해 이달 들어서만 23.6% 상승했다. 7월 생산자물가, 소비자물가가 각각 전월비 0.7%, 0.6% 올라 예상보다 더 상승하면서 수요 회복 기대감을 높인 영향이다.

이런 근거들에 기대어 증권가에선 눈높이를 한층 더 높였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 실적 컨센서스가 존재하는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은 190조8000억원으로 올해(139조원)보다 51조8000억원 가량 증가할 것”이라며 “올 4분기부턴 수출도 플러스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피 상장사 기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2018년이 157조6000억원이었다.

KB증권은 코스피 목표치를 산정하면서 코스피 배당성향을 2030년까지 41.1%로 높아진다고 가정했다. 지난 5년 평균치는 26.0%다.

증권사 계좌에 있지만 아직 투자되지 않은 50조3000억원 규모의 고객 예탁금과 달러 약세 기조 등도 상승세를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650선까지 올라도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04배 수준으로 10년 평균(1.08배)을 하회한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전문가도 지나치게 낙관하다가 틀리는 것보다 지나치게 비관하다가 틀리는 편이 낫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며 “전문가들이 경제와 실적을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물과 괴리 커져”..과열 국면 지적도

그러나 증권가 일부에선 증시가 실물과 괴리가 크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경기지표 실제치가 예상치보다 높으면 플러스, 낮으면 마이너스)는 데이터 집계 이래 정점에 이르렀다”며 “이는 펀더멘탈에 대한 추가 회복 기대가 증시에 투영되기 어렵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유동성에 의해 주가가 추가 상승한다면 증시, 펀더멘털간 괴리가 위험 수준에 이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수익을 냈다면 내다팔아 차익을 실현하는 것이 낫단 얘기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지수 종목 중 20%가 과열 국면에 진입했다(RSI·가격 상승과 하락 압력간 상대적인 강도를 보여주는 상대강도지수는 70 이상이면 과매수 구간)”며 “경험적으로 과열권 진입 종목이 15~20%를 넘어갈 경우 시장의 템포조절이 있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과열 해소 가능성을 염두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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