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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코로나19에 유동성 급팽창…은행빚 부메랑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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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6월중 통화 및 유동성

M2 증가율 두달 연속 10%육박

은행빚으로 투자, 금융위기 전이될까

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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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경은 원다연 기자] 코로나19사태로 경제가 뒷걸음질치고 회복 시점을 점치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의 힘이다. 경제가 역성장하면서 일해서 벌어들인 돈은 예년보다 줄어들었지만 시중에 공급된 돈은 251조원이나 더 늘어났다. 자산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로 빚을 내면서까지 주식과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급증한 때문이다. 실물경제 회복없이 유동성에 힘입어 급팽창한 자산 거품이 자칫 일시에 꺼질 경우 실물위기가 금융위기로 전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중 통화량 두달 연속 10%씩 팽창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6월중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6월 광의의 통화량(M2)은 3077조원776억원(계절조정계열·평잔)으로 전월보다 23조2000억원(0.8%) 증가했다.

사상 최대인 35조3000억원이 늘었던 전월에 비해서는 증가 규모가 소폭 줄어들기는 했지만 전년대비 증가율은 9.9%로 두달 연속 10%에 근접했다. 역대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던 2009년 10월(10.5%)에 이어 11년만에 최고치다. 2017년 9월 이후 매달 6~7%대 증가세를 유지해온 통화량은 코로나19 여파로 정부와 중앙은행이 돈을 풀기 시작하자 지난 4월이후 9%대로 껑충 뛰어오른 상태다.

M2는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한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2년미만 정기 예·적금 등을 합한 개념이다.

통화량이 급증하면서 유동성(L)은 올들어 251조1000억원 불어났다. 전년 동기와 비교한 L의 증가율은 8.3%로 2016년 3월(8.5%) 이후 4년 5개월만에 최대치다.이는 협의 통화(M1·현금통화,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등 언제라도 현금화할 수 있는 것)와 광의 통화(M2·협의 통화에 정기 예적금 및 금융채, 시장형 상품, 실적 배당형 상품 등을 합한 것), 금융기관 유동성, 기타 금융기관 상품, 채권 등을 모두 포함하는 광의의 유동성(L·liquidity aggregate)의 크기다.

금리는 역대 최저수준으로 떨어지자 투자자들은 은행에서 돈을 빼 자산시장으로 향했다. 미국이 미친듯이 뿌려댄 달러를 제외하고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을 가리지 않고 자산가격이 급등한 원인이다.

저금리에 ‘영끌’ 투자…은행빚 부메랑될수도

넘쳐나는 유동성은 부동산을 비롯해 주식 등 자산시장을 부풀리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나타났던 3월부터 7월까지 넉달간 은행 가계대출은 35조3000억원 늘었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다는 ‘영끌’ 매입자들이 집을 사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신용대출까지 끌어당긴 때문이다. 그사이 서울 집값은 폭등세를 이어갔다. 한은에 따르면 최근 1년 우리나라의 자산 증가 규모 1000조원 중 80%가 부동산 가치 상승분이다.

실물경제가 역성장하고 있음에도 유동성에 힘입어 주식시장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코스피 순매수 규모는 16조2000억원, 코스닥 순매수는 7조원으로 도합 23조2000억원에 달한다. 대출을 받아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도 늘고 있다. 증권사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10일 기준 15조1727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가량 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은 올해 들어서만 40% 가량 급등하며 온스당 20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돈이 풀려 실물경제를 부양하고 그 부양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르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며 “현재는 통화량이 급증한 상태에서 상당부분 자산시장으로 흘러가 실물은 부진하고 주가는 급등해 괴리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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