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가장 거래량이 많았던 종목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였다. 삼성자산운용이 운용하는 ETF(상장지수펀드) 상품으로, 코스피200 지수가 떨어지면 2배로 수익을 내는 인버스 상품이다. 일명 '곱버스'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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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12일까지 개인이 매수한 KODEX 200선물인버스2X은 모두 1344억 원 어치다. 'KODEX 인버스', 'TIGER 인버스' 등 기타 인버스ETF에도 349억 원이 투자됐다. 총 48개에 달하는 국내 인버스 상품에 총 1693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 같은 기간 지수 상승에 투자하는 'KODEX 레버리지'를 2605억 원 어치 매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최근 상승장을 이어온 국내 증시가 더 이상 오르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인버스 ETF는 상승장에서도 급격한 자산 변동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헤지(위험회피)용으로 유용하다.
일각에서는 조정에 대비해 현재 인버스ETF를 구매하는 것은 나쁘지 않으나, 이미 고가에 물린 기존 투자자들의 물타기 투자는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지수 하락에 '올인성' 투자를 하는 것은 지수 상승에 투자하는 '레버리지'보다 위험성이 크다고 조언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초장기로 보면 주식은 상승 종목이고 인플레이션 효과도 있지만 인버스를 잘못 사면 손실을 복구할 기회조차 없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 연구원은 "또 코로나19 같은 것이 터진다 해도 지수가 1500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지금 지수에 새로 구매하는 것은 괜찮지만 이미 인버스에 물린 사람들이 추가 구매로 물타기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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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의 고공행진은 초저금리를 바탕으로 한 유동성 자금이 크게 견인했다. 증권가에서는 갈 길 잃은 자금이 더 좋은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이상 조정 국면을 맞더라도 변동 폭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단 유동성 흐름 자체가 당장 크게 훼손될 것 같진 않고 그 힘을 축소시킬만한 리스크 자체가 안 보이는 상황"이라며 "국내 경기 측면에서도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고 OECD도 우리나라 성장률이 가장 양호할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인버스 투자가 헤지 차원이라면 어느 정도 이해하지만 단순히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것은 리스크가 있다"며 "여러 정황이나 이벤트, 펀더멘탈 등을 고려해 시점을 판단해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zuni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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