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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기안84 "조개 깨는 수달처럼 표현...불쾌감 드려 죄송"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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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작가 겸 방송인 '기안84'(36·본명 김희민)가 13일 인기 웹툰 '복학왕'에서 벌어진 '여성 혐오'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조선일보

기안84 /스포츠조선


기안84는 이날 오후 웹툰 복학왕 304화 '광어인간 2화' 내용을 일부 수정하면서 웹툰 말미에 사과문을 추가했다. 그는 "작품에서의 부적절한 묘사로 다시금 심려를 끼쳐드려 정말 죄송하다"며 "더 많이 고민하고 작업을 했어야 했는데, 불쾌감을 드려 독자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는 만큼 표현에 더욱 주의하겠다"고 했다.

앞서 지난 4일과 11일 올라온 '광어인간 1~2화' 원본에선 스펙이 부족한 여성 인턴이 정규직으로 전환되기 위해 남성 상사와 성(性)상납을 한 것처럼 묘사하는 장면이 나온다. 여성 인턴이 여성 성기를 비하하는 표현인 ‘조개’를 배에 올려두고 기다란 물체로 깨는 행위가 연출되면서 '여성 혐오' 논란이 일었다.

이에 기안84는 사과문을 통해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극중 인물이 귀여움으로 승부를 본다는 설정을 추가하면서, 이런 사회를 개그스럽게 풍자할 수 있는 장면을 고민하다가 귀여운 수달로 그려봤다"며 "극중 인물이 물에 떠있는 수달처럼 보이게 표현해보려고 했는데 이 장면에 대해 깊게 고민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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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84가 연재하는 네이버웹툰 '복학왕'의 한 장면. /네이버웹툰 캡처


또 여성 인턴이 사내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애교’로 상황을 넘어간다거나 40대 남성 팀장과 연애를 하는 식으로 그려졌다. 기안84는 "캐릭터가 귀여움이나 상사와 연애해서 취직한다는 내용도 독자분들의 지적을 살펴보고 대사와 그림도 추가 수정했다"고 말했다.

기안84에 대한 비난 여론은 심화되고 있다. 기안84가 출연하는 MBC 예능 프로그램 '나혼자산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이날까지 ‘기안84의 하차를 요구한다’는 취지의 글이 2000여건 이상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웹툰 복학왕의 연재 중단을 요구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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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웹툰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래는 기안84 사과문 전문.

안녕하세요. 기안84입니다.

작품에서의 부적절한 묘사로 다시금 심려를 끼쳐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지난 회차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봉지은이 귀여움으로 승부를 본다는 설정을 추가하면서, 이런 사회를 개그스럽게 풍자할 수 있는 장면을 고민하다가 귀여운 수달로 그려보게 되었습니다.

특히 수달이 조개를 깨서 먹을 것을 얻는 모습을 식당 의자를 제끼고 봉지은이 물에 떠 있는 수달로 겹쳐지게 표현해보자고 했는데 이 장면에 대해 깊게 고민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또 캐릭터가 귀여움이나 상사와 연애해서 취직한다는 내용도 독자분들의 지적을 살펴보고 대사와 그림도 추가 수정하였습니다.

더 많이 고민하고 원고작업을 했어야 했는데, 불쾌감을 드려 독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시는 만큼, 원고 내 크고 작은 표현에 더욱 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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